'황금빛 맥주시장 잡아라' 4강경쟁 뜨거워진다

입력 2014-04-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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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오비·하이트진로… ‘막강신예’ 롯데·신세계 진출

‘맥주 춘추전국시대’다.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맥주 시장에 뛰어든다. 80년 가까이 지속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양강 체제’가 재편되는 서막이다. 바짝 긴장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거나 제품을 전면 리뉴얼하면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올해 국내 맥주 시장은 기존 업체와 신규 진출업체 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통 라이벌 롯데·신세계의 도전장 = 그간 국내 맥주 시장은 1위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가 6대 4의 비율로 분할하며 양강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진출로 시장 재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충주 맥주공장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자체 브랜드 맥주 생산에 돌입한다. 생산규모는 연 5만㎘에 달한다. 이어 연말까지 연간 10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200만㎘(약 2조원어치) 규모로 추산된다. 롯데가 10만㎘를 생산하면 산술적인 점유율은 5%에 달한다.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약 1000억원. 롯데는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자해 40만㎘ 생산체제를 달성할 방침이다. 하나대투증권 심은주 선임연구원은 “40만㎘의 생산능력은 국내 점유율을 최대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롯데는 우선 라거 계열 맥주를 선보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맥주는 크게 청량감이 특징인 ‘라거(Lager)’ 맥주와 맛이 진한 ‘에일(Ale)’ 맥주로 나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맥주 시장에서 94%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라거 맥주다. 에일 맥주의 경우 세계 맥주 시장의 2%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1%에 불과하다.

롯데의 강점은 단연 뛰어난 유통 능력에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 관계사로 롯데마트·롯데수퍼·세븐일레븐·롯데백화점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일본의 아사히 맥주를 수입·판매하며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성과도 맛봤다.

라이벌 롯데의 움직임을 의식한 신세게도 발 빠르게 맥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맥주 제조업’을 정관에 추가, 연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L&B를 통해 수입맥주를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맥주 제조에 나선다는 것.

신세계는 에일 계열 맥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라거 계열 맥주는 대규모 생산부지 및 시설이 필요해 상당 기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세계 역시 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의 유통 판로를 확보하고 있어 위협적이다. 또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외식매장에서 ‘하우스 맥주’를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터줏대감 오비·하이트 “시장 수성하라” = 유통공룡의 발 빠른 모습에 맥주시장의 터줏대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양강체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시장을 확고히 지키기 위한 방어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라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오비맥주는 에일 맥주 시장에 승부수를 걸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정통 영국 스타일의 프리미엄 에일맥주 ‘에일스톤’을 출시하고 상품군을 다변화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정영식 오비맥주 양조기술연구소 이사는 “오비맥주는 자체 기술로 에일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연구해 왔으며,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1년간 노력했다”고 말했다. 에일스톤의 출시 첫해 목표 매출량으로 9만 상자(상자당 24병)를 잡은 것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송현석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전무 역시 “기존 화이트 에일 호가든에 이어 브라운 에일과 블랙 에일 출시로 완벽한 에일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새로운 소비계층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트진로는 상표 디자인뿐 아니라 제조공정까지 전 부문에 걸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달 3일 출시되는 ‘뉴 하이트’는 제조공정을 조정해 쓴 맛을 줄인 동시에 홉, 몰트, 탄산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청량감을 강화했다. 부드러운 목 넘김을 위해 알코올 도수도 4.3%로 조정했다. 특히 청량감을 위해 보다 안정된 빙점여과공법(Ice Point Filtration System)도 적용했다.

BI(Brand Identity)와 상표디자인도 대폭 변경됐다. 브랜드 로고는 국내 최초 맥주회사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강조한 서체로 바꿨다. 상표는 맥주 제조공정과 제품 특징을 도식화한 인포그래픽 형식으로 디자인해 제품의 특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제작했다.

간판 브랜드인 ‘하이트’의 이름만 빼고 다 바꾼 하이트진로는 오는 2017년 시장 점유율 50% 달성과 맥주시장 1위 탈환이 목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이미 글로벌화된 국내 맥주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기 위해 최고 품질의 맥주로 승부하고자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를 이름만 빼고 모두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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