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다 키워놨더니… 중소기업 텃밭 넘보는 대기업에 ‘한숨’

입력 2014-03-25 10:02 수정 2014-03-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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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제습기, 침구청소기 등 중소기업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생활가전 시장에 최근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중소 가전업체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내세워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경우 관련 시장이 잠식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6일부터 신제품 초절전 인버터 제습기 5종의 판매를 시작하며 제습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지난해까지 1개 모델에 불과했던 제품군을 5개로 대폭 확대하며 ‘뜨는 시장’인 제습기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 역시 이달 초 인버터 제습기를 출시하며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판매가 아닌, 예약 판매 중이만 LG전자는 ‘국내 최초’ 인버터 제습기 출시란 점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동부대우전자가 이달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대기업 가전업체들의 제습기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제습기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주무대였던 공기청정기, 침구청소기 시장에도 대기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침구청소기의 경우엔 중소기업 레이캅이 석권하고 있는 일본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전방위적 생활가전 사업 확대에 중소 가전업계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자부하지만, 대기업들이 대규모의 자금 공세를 펼칠 경우 이를 감당해낼 수 있겠느냐는 게 대다수 중소 업체들의 시각이다.

A 중소 가전업체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하이마트,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직원들을 파견형식으로 보내 자사 제품들로 진열대를 다 채워버리거나 아예 중소업체 제품을 못 들어오게 막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중소업체들이 공급 계약을 맺어도 훼방을 놓는 경우도 있어 최근의 상황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과거 모 대기업이 홈쇼핑에서 끼워 팔기 등으로 제품을 뿌려댄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중소업체들로선 방법이 없다”며 “시장을 완전히 뺏길 수 있는 시점인 만큼, 지금이 긴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에 중소 가전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유통망을 강화하거나, 서비스센터를 확충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기업들과 차이점은 품질이 아닌, 서비스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반면 대기업들은 중소업체 시장 침해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위한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국한된 브랜드 제품보다는 다양하게 구비돼 있는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이상적이지 않겠느냐”며 “단순히 중소-대기업 이슈로 보지 말고 소비자 위주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1985년부터 개별완제품 형태로 제습기를 생산해왔다”면서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해당 제품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순기능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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