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목소리 무시한 기술평가기관 설립

입력 2014-02-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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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 떨어지고 막대한 비용”문제점 지적에도 졸속 추진 논란

금융당국이 상반기 내 구축키로 한 기술정보 데이터 베이스(TDB)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낮은 기술평가 신뢰성 및 실효성 부족, 막대한 비용 등 벌써부터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금융위가 금융권 및 기업 등 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탁상행정식 대책이 오히려 기술금융 시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올해 상반기 TDB와 TCB 구축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 부터 이를 활용한 금융 공급을 실시하는 내용의 ‘기술금융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KDB산업·IBK기업은행 및 기술보증기금, 나이스신용평가 등 관련 기관들과 첫 번째 회의를 갖고 태스크포스(TF) 구성하고 TDB·TCB 구축 관련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TDB·TCB 구축에 대한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는 회의적이다. TDB의 경우 기술정보를 수집·가공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고 실제 기술정보 수집 여부도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술을 산업부 산하 기관들로 부터 가져와야 하는데, 부처간 합의가 됐다하더라도 기관들의 협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기술정보를 넘겨준다 해도 기관들이 기술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동일한 형식으로 가공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의 특성인 가변성을 무시한 탓에 TDB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수시로 현장에 나가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며“이런 작업을 지속하는데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TCB의 기술평가 신뢰성 및 비용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로 나이스는 TCB 설립시 평가료 보존 등 보조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정부 자금을 주면서까지 무리하게 민간 평가기관을 설립하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TDB·TCB를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시킬 수 있다. 신뢰성이 낮은 TDB 정보를 은행들이 구입하고, TCB의 기술평가 보고서를 기업들이 믿고 살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TCB가 발급하는 평가보고서의 실효성 논란도 거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TCB의 평가서를 바탕으로 한 대출이 부실화됐을 경우 은행의 손실보전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금융위가 제시한 면책 및 책임 경감의 인센티브는 개인에 한정된 것으로 또 은행마다 자체 여신평가 모형이 있는 상황에서 신뢰도가 낮은 TCB의 평가서를 이용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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