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대란] ‘기업형 브로커’ 조직적 관리…하루 최대 80만건 거래

입력 2014-01-28 10:26 수정 2014-01-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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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정보 브로커 접촉해보니… 24시간 풀가동에 수량·액수 제시 등 매뉴얼 구비도

▲본지 취재팀이 접촉한 개인정보 판매 브로커가 보유한 정보에는 3개 카드사를 비롯해 1?2금융권과 거래하는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 번호, 직장명과 집주소가 있었다.

금융권에서 대량으로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가 일정한 규모를 갖춘 기업형 중개업자를 통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 규모를 갖춘 ‘기업형 브로커’들이 은행, 보험, 카드, 캐피털사 등 수백만 건의 최신 개인정보를 관리·유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지 특별취재팀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다양한 경로의 접촉 수단을 마련해 은행, 보험, 캐피털 고객 정보는 건당 100원, 카드사 개인정보는 건당 5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다만, 카드사 고객 정보는 최근 카드 3사 정보 유출 사태를 의식한 듯 기존 거래처하고만 거래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으나, 재차 거래를 요구하자 최소 10만건 이상(1000만원)만 거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형 브로커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인원으로 조직적으로 개인정보를 유통시키고 있었다. 기존에 유출된 개인정보를 도용해 인터넷 메신저 등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이를 판매 통로를 활용하며, 3~4일 간격으로 최신 개인정보를 수집해 판매했다.

브로커들은 구매 수량과 액수 등에서 일정한 거래 원칙을 제시하는 등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문과정에서는 개인정보를 구매하는 이유를 묻는 등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메신저상으로 접촉한 브로커는 취재팀이 다양한 샘플을 요구하자 “작은 업체도 아닌데 그런 것으로 속이지 않는다”면서도 “무슨 업무를 하고 있냐”고 묻기도 했다.

취재팀에 제시한 정보는 다양한 출처와 방대한 규모를 갖추고 있었다. 브로커는 “우리처럼 24시간 작업하는 업체는 없다. 하루 디비(DB) 거래량이 80만건이 넘고 작업 의뢰만 30건이 넘는다”고 과시했다. 실제로 또 다른 브로커와 접촉해 입수한 샘플 자료에 담겨 있는 개인정보는 가볍게 1000여건이 넘었다.

브로커는 샘플 자료는 엑셀이 아닌 텍스트 파일로 전송하며 “텍스트로 보내는 게 트래픽도 높지 않아 편하다.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는 것이 많아서 느리다”고 말해 취재팀과 접촉을 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정보 입수 및 판매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샘플로 보내 온 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 거래은행 및 계좌번호, 보험기록 등이 담겨 있었다.

은행 정보의 경우 이번에 고객정보가 유출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씨티은행뿐만이 아니라 외환은행, 우리은행도 보유하고 있었다. 샘플로 입수한 자료에는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 직장명 등이 차례로 적혀 있었다.

브로커는 “작업한 날짜는 24일과 25일이고 그때 나온 DB”라면서 “은행등록일은 당연히 한 달 이내로 뽑는 것이다. ‘최신’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인 롯데캐피탈 자료 샘플에는 대출을 의뢰한 것으로 보이는 고객들의 휴대폰번호와 대출 희망 액수 그리고 고객들의 월급여까지 명시돼 있었다. 보험사 관련 샘플에는 원본으로 보이는 자료가 가공되지 않은 채 담겨 있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카드사 정보는 보다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브로커는 취재팀이 카드사의 최신 자료를 요구하자 “카드는 1급 관리라 확인시켜 줄 수 없다”면서 “(카드사 정보는) 무조건 대량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취재팀이 재차 원본을 구매할 수 있냐고 묻자 “카드사 정보는 샘플 제공은 안 하고, 구매하려면 최소 10만개 이상 주문해야 한다. 미안하지만 회사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브로커는 대화가 끝난 지 5시간 이후에도 “아직 구매의사가 있냐”고 되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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