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못 믿겠다. 해지하고 가겠다"...카드런 3일째 여전히 혼란

입력 2014-01-2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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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처리해 줘요”“지금 대기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휴대전화 남겨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당장 처리 안 되는 거에요?” “그럼 대기 번호 뽑아서 기다려 주세요”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돌아선 고객이 뽑은 번호표에는 대기 인수 970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예상 대기 시간은 5시간 58분이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대란 사흘째인 22일.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내 롯데카드센터에는 여지없이 이 같은 대화들이 쉼 없이 오갔다.

신용카드 재발급과 해지 신청을 하려는 고객들이 이날 오전 영업 시작 전 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은 이날도 연출됐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창구의 고객들은 더욱 많아졌고 대기자의 행렬은 끝이 안보일 정도였다. 대기번호는 1000번대를 넘어섰다.

마음이 조급해진 일부 피해자는 카드사 직원에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이 없어졌다. 매번 고객만 호구라는 소리만 나온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급해진 직원들은 “기다리지 마시고 휴대전화 남기시면 저희가 연락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날 직원들을 긴 대기시간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대기시간 없이 해결 가능’이라는 유인물 배포와 함께 자택에서 민원 처리를 권유하며 진땀을 빼야 했다.

그러나 피해 고객들은 못 미더운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차례만을 기다리며 대기했다. 한 중년 여성은 “집에서 해도 된다지만 시간이 얼마 걸리든 여기서 처리하고 가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며 지친 표정을 보였다.

그나마 은행은 상황이 나았다. 영등포에 있는 국민은행 지점과 농협지점을 찾았을 땐 대기인원 40명 정도로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은행을 찾았지만, 롯데카드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은행 곳곳에는‘정보 유출에 대한 사과문’이 게재돼 있었고, 각종 경제지를 인용해 2차 피해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 은행업무 연장과 카드 재발급 비용을 면제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피해고객의 한숨은 짙었다. 국민은행을 찾은 한 50대 피해자는 “믿고 내 개인정보를 제공했는데, 이젠 못 믿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직원이 나눠 준 안내문을 심각하게 읽으며 한숨을 내쉬는 고객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국민은행 창구 직원은“카드 관련해서 은행을 찾는 고객이 어제보다는 줄었지만, 평소보다는 대기 인원이 많은 것”이라며“고객 불만사항을 계속 접수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들 편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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