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이맹희, 25년 만의 ‘해원상생’ 이뤄질까

입력 2014-01-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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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씨(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화해를 제의하면서 형제가 25년만에 손을 맞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맹희씨는 14일 삼성 유산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서신을 통해 “지금 제가 가야하는 길은 건희와 화해하는 것”이라며 “저와 건희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이기 전에 피를 나눈 형제이기에, 화해하는 것은 10분 아니 5분만에 끝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맹희씨의 제의를 받아들여 두 사람이 만난다면 이는 1988년 이후 만 25년 만이다. 맹희씨 서신에 따르면 1987년 11월 선대회장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다음해 초, 이건희 회장이 이맹희 전 회장을 찾아왔다. 이건희 회장은 “싸우는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더 이상 혼란스러운 상황이 오지 않도록 형님이 한동안 비켜있어 달라”며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조카들까지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맹희씨는 “속에서 천불이 나고 화가 났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삼성을 지키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믿어줬다”며 아르헨티나로 떠난 후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을 돌며 사실상의 은둔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그 만남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후 2000년 1월 모친 박두을 여사가 타계했을 때 이맹희 전 회장이 장남으로서 어머니의 빈소를 지켰지만, 미국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이건희 회장이 빈소를 찾지 않아 형제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당시에 대해 “동생을 믿고 자리를 비켜줬던 제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동생에 대한 배신감, 헝클어져 버린 집안을 보면서 어떻게든 동생을 만나 대화를 통해 모든 것을 복원시키려고 했으나,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순간에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건희를 보면서 동생과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소송대리인 차동언 변호사는 “(맹희씨가) 언제든 어디서든 이건희 회장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직접 만나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며 “한국에 직접 들어와서라도 만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한편, ‘해원상생(解寃相生; 원망을 풀고 서로 함께 살아나가자)’을 담은 내용의 맹희씨가 화해를 제의했던 14일, 이건희 회장도 일본 도쿄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도쿄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은 하와이에 가기 전에 도쿄를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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