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부통제 ‘구멍’]감사 기관 독립성 강화… 직원 순환근무 의무화

입력 2013-12-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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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응책은?

금융당국이 은행권 내부통제에 대한 전방위 검사에 돌입했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 부실·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등 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전면 재점검 의지를 보인 것이다.

비위 사실을 적발해 엄중히 처벌하고 은행권 내부통제를 강화함으로써 금융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각각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 끊이지 않는 은행권 금융 사고 = 은행권 금융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크고 작은 금융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내부직원에 의한 횡령·배임, 사기, 도난 등 최근 5년간(올해 상반기 포함) 은행권(12개 시중은행·지방은행 제외)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 규모는 총 297건·3626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22건·130억원의 금융사고 피해가 발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 사태로 은행권 내부통제가 이슈로 떠올랐지만 사실 크고 작은 금융사고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며 “이번 금융당국의 검사 및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크게 준법지원부, 감사위원회, 검사(감사)부로 구성된다.

준법감시인제도는 지난 2000년 이후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1997년 터진 외환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금융회사 경영에 대한 자율감시 기능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금융 관련 법에 의해 내부통제 기준 및 준법감시인 제도를 도입했다.

은행장 직속의 준법지원부는 은행 자체적인 내부통제 관련 조직으로 은행들은 1명의 준법감시인을 두고 있다. ‘준법감시’는 은행 업무 전반의 법규 위반 여부를 점검·조사·감시하는 것을 말한다. ‘준법감시인’은 법규 준수 측면에서 내부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이를 조사해 감사위원회 등에 보고한다.

감사위원회는 보다 넓은 의미의 내부통제 조직이다. 은행에 대한 전체적인 감사는 물론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감사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감사위원회는 은행장 소속이 아닌 별도 조직이며, 그 직무가 이사회 의결 및 집행기구, 타 부서로부터 독립돼 있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 이사회에서 선임하며 위원 중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감사위원회 밑에는 검사부가 존재하고 이는 다시 본점을 상대로 한 경영검사부와 영업점을 기반으로 한 영업검사부로 나뉘어 감사를 진행한다.

이 같은 내부통제 시스템에도 금융사고 발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감사가 경영진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감사 및 감사위원이 여전히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감사원 등 정부기관 및 정치권 등에서 내려온 인사로 선임돼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데 기인한다.

◇ 감사 책임 강화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 = 이에 금융당국은 감사·준법감시인의 실질적 역할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및 업계 전문가와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TF’ 1차 회의를 열고 은행권 내부통제에 대한 실태 점검 및 제도 개선에 돌입했다. 현재 금감원은 국민은행 비리 혐의를 계기로 은행권 전반의 내부통제 실태 및 감사 역할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내부통제 강화 방안은 감사 등이 제대로된 역할 수행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은행권의 잇따른 금융사고는 미흡한 내부통제 시스템 탓도 있지만 내부통제 책임자의 소홀한 역할 수행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위반 시 제재 수위를 강화하는 한편 감사 등 내부통제 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통제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관심 및 의지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협의회에 은행장 참여를 의무화하고 내부통제 매뉴얼 및 체크리스트의 내실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의무휴가제(명령휴가제)나 순환근무제, 주요 위반·제재사실 공시 등 중요한 내부통제 내용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한 부서의 장기근속 직원은 각종 금융사고 및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장기근속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도록 하고 순환근무를 의무화하는 한편 장기근속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해당 직원의 비리 여부를 검사할 수 있도록 명령휴가제를 법제화한다.

은행권도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 논의를 촉발한 KB금융지주는 비상경영TF를 설치해 은행 및 계열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검사, 조직문화 점검, 쇄신책 마련 등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도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해 은행 경영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해외지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별도의 TF를 구성해 개선안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감사부서 외에 사업그룹 별로 자체적인 내부통제팀을 신설했다. 감사부서의 감사 전에 사업그룹 차원에서 한 번 더 모니터링을 실시, 상시감사 체계를 갖췄다. 또 타행 금융사고 유사사례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직원교육도 보다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내부통제에 대한 상시 점검과 함께 금융당국 지도에 따른 해외점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이달 1일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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