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3D프린터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러나 삼성, LG 등 전자 대기업들이 시장 참여를 관망하고 있어 빠른 시장 선점에 난항을 겪을 조짐이다.
프린터·복사기 제조회사 신도리코는 세계 최고 3D프린터 제조업체 ‘3D시스템스’와 손잡고 3D프린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23일 밝혔다.
신제품 ‘큐브(cube)’는 일반소비자용 모델로써 제품 가격은 2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신도리코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3D프린터용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며 본사 전시장에 3D프린터 무료체험관을 운영하여 대중화를 이끌 계획이다.
이철우 신도리코 이사는 “3D프린터는 전세계적으로 그 성장이 주목되는 신산업이다. 신도리코는 3D 프린터 관련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국내의 3D프린터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3D프린터 시장은 캐리마, 로킷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제조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기업이 해외에서 3D프린터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당분간 3D프린터 시장 진출 계획이 없어 전자 강국인 한국이 새로운 패러다임 대응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프린터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현재 준비 중인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 대기업이 3D프린터 시장 진출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3D프린터 시장 규모는 아직 미비하고 대중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기업들이 3D프린터 시장 진출을 꺼리는 이유도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3D프린터 가격은 고가 장비의 경우 대당 10억원을 호가하며 보급형도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독자 기술개발보다는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개발보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특허 소송에 위협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명준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은 처음부터 기술개발을 하는 것 보다 M&A를 하면 될 것 같다”며 “특히 3D시스템즈와 스트래터시스 등 주요 3D 프린터 업체와의 특허 분쟁 위협도 있고, 이를 회피하며 기술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이어 “잉크젯이나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를 봐도 초반에는 외산 제품과 중소기업 위주였지만, 결국 시장이 개인과 민간으로 커지자 삼성과 LG가 들어왔다”며 3D프린터 시장도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3D프린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조원대 이르고 2016년에는 3조4000억원, 2021년에는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