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변화, 그 멀고 까다로운 여정-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입력 2013-10-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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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 중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창조와 혁신, 즉 변화다. 변화는 국가 정책방향에서부터 유아용 동화에 이르끼까지, 사회경제 분야에서부터 개인의 일상사까지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있는 ‘살아 남기’의 원리다.

변화의 시작은 현재와 목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현재 처한 현실과 원하는 바 간의 간극에서 변화의 씨앗이 움튼다.

현실이란 눈앞에 주어진 환경과 여건이 주는 제약의 세계이고 목표는 그럼에도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과 의지의 세계다. 즉 변화란 제약과 꿈의 사이에서 펼쳐지는 변주곡이다. 때론 안단테 또는 알레그로로, 때론 격정적으로 또는 솜털처럼 부드럽게 변화의 양상은 실로 다이내믹하다.

그런데 변화 실행의 성적표를 보면 실망스럽다. 한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실행하는 사람은 39%이고 1개월 실천한 사람은 7.5%라고 한다. 골프에서 공이 안 맞을 이유가 365가지 있다고 하듯, 변화가 실패할 이유가 365가지 있다. 곳곳에 벙커나 복병이 숨어 있다. 변화라는 놈이 얼마나 복잡하고 까탈스러운지, 그 생리를 알 필요가 있다. 인식-절실함-결심-문제해결-행동-강화로 이뤄진 멀고 험난한 여정의 지도를 따라가 보자.

변화 프로세스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할 때 시작된다. 그런데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이미 믿어온 것과 반대되는 것이거나, 특히 자신의 셀프 이미지를 흔드는 경우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피드백을 무시하거나 문제를 타인에게 돌리거나 피드백하는 사람의 안목을 문제시한다. 두 눈의 구조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맹점 영역은 시지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자기 인식 영역에도 존재한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렵게 받아들이더라도 그 필요의 느낌이 행동을 시도할 정도로 충분히 절실하지 않으면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변화의 두려움을 극복할 정도 이상의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못 한다고 탄식을 해도 당장 내 몸에 건강의 적신호가 나타나지 않으면 운동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돼 있다.

두려움과 압박 또는 희망과 기대로 충만해 드디어 결심을 한다. 미안하지만 결심은 변화 프로세스상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우루루 몰려 다니는 소떼의 무리 속에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연약하기 짝이 없다. 결심할 때 종종 심리적 해방감이나 안도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결단의 단계는 때론 남용되기 쉽다. “음, 됐어. 이제 변화하면 되지 뭐.” 그러나 아직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결심 이후에는 습관, 방법론의 부재, 관성의 유혹, 목표의 흐려짐 등 다양한 함정과 장애물들이 기다리고 있다. 작심3일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결단하고 다 이뤄진 것으로 착각하는, 무지한 몽상가가 되지 않으려면 문제해결 과정이 있어야 한다. 내가 정확히 뭐가 문제였는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다르게 행할 것인지, 그 길에서 만나게 될 장애물은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 치열한 관통 사고를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스킬도 배워야 한다.

결심 단계의 달콤함과는 대조적으로, 도중에 자신의 가장 나약한 부분과 직면할 수도 있는 변화 과정 중 가장 난코스다.

치열한 문제해결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변화가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무기력한 학습자로 남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몰입하도록 우선 첫발을 떼는 것이다. 그러면 반은 성공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의 관리다. 오늘의 실패를 통해 내일을 위한 학습을 뽑아낼 수 있는 똑똑한 실패가 돼야 한다.

변화가 새로운 현실이 되기까지 어려움은 여전하다. 모든 환경은 변한 것이 없다. 어제의 사무실에서, 어제와 같은 사람들과 여전히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그래서 작은 성공의 경험에 대해서도 강화의 단계가 필요하다. 작은 발걸음이 모여 결정적 임계치가 되고 새로운 현실이 창조되기까지 지속적이고 상당한 양의 인풋(Input)이 주어져야 한다. 변화가 안 된다면 절실함을 충분히 느꼈는지, 썩 마음 내키지 않은 결심을 했는지, 문제를 풀어내지 않았는지, 행동하지 않았는지, 행동 후 좌절해 거기서 멈췄는지, 성공이 강화됐는지 등등을 면밀히 바라보고 지렛대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변화는 길고 험한 과정을 관통하는 의식적 집중이 낳은 필연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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