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장 드라마와 막장 편성- 이꽃들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9-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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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게 뭐야, 또 꼴찌를 했어. 내가 뭐랬어! 작품성, 개연성 다 필요 없어. 시청률만 높으면 된다고! 시청률만! 내가 바로 시청률의 제왕 박 대표야!”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시청률의 제왕’의 한 장면이다. 떨어지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제작사 대표는 형부와 처제의 극단적인 사랑을 주문한다. 이어 언니는 복수를 위해 시아버지의 아내로 변신한다. 시청률이 오른다. 시청자는 웃지만 끔찍하다. 이러한 극단적 상황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고개 돌려 황금시간대 안방극장을 장악한 지상파 한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더 자극적이다. 안방을 점령한 막장 드라마다. 한 집안의 아버지와 자식들이 경쟁을 벌이듯 앞다퉈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비롯해 자극과 선정 그리고 엽기만이 난무한 막장 드라마의 지존,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연속극 ‘오로라 공주’를 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

위장 임신, 부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 저속한 표현과 비속어 사용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이 드라마는 급기야 6월 방통위의 징계와 경고를 받았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막장의 끝을 가보겠다는 심산인 ‘오로라 공주’. 이 드라마로 인해 시청자의 정서는 황폐해져 간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의 마음의 밭에는 자극과 선정의 독초가 자라게 된다. 그런데 말이다. 막장의 백화점이라는 ‘오로라 공주’가 시청자의 조기 종영 요구를 무시하며 30회 연장키로 했다. 막장 드라마여도 시청률만 나오면 그만이라는 MBC의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막장 편성의 극치다. 막장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안중에도 없다. MBC의 시청률 지상주의 앞에 우리 문화를 그리고 한류를 발전시키는 드라마의 완성도나 개연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 그리고 여기에 막장 편성까지. 작가와 MBC는 ‘오로라 공주’를 통해 막장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시청자의 손가락질를 받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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