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못을 박다가- 신현복 한라건설 홍보부장

입력 2013-09-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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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핀 그림 액자 하나 걸으려고
안방 콘크리트 벽에 박는 못
구멍만 만들고 풍경은 고정시키지 못한다

순간, 그 구멍에서 본다

제 몸의 상처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벽
견디지 못하고 끝내는 떨어져 나온
조각들

벽, 날카로운 못 끝을 생살로 감싸 안아야
못, 비로소 올곧게 서는 것을

망치질 박힘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나
부스러지려는 자신을 악물고
기꺼이 벽으로 버티며 견디고 있는,
저 수많은 사람들 향해 몇 번이나
못질했던가
꾸부러지지 않고 튕겨나가지 않고
작은 풍경화 한 점 고정시키며
더불어 벽으로 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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