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 주담의 세계]투자자·금감원 눈치보느라 마음 고생

입력 2013-09-04 09:55 수정 2013-09-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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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乙 중의 乙’주식담당자

“주식담당자(이하 주담) 생활이 올해로 6년째이지만 힘든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회사 일도 해야 하고 투자자들 고충도 들어줘야하고… 금감원과 거래소 눈치도 봐야 하고… 하루에서 수십번씩 보직변경이나 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코스닥시장 A상장사 이 대리(34세)의 하소연이다. 주담들은 자신들의 직업을‘3D 직업’이라고 서스름없이 얘기한다. 여러 곳을 상대로‘을’의 입장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급여는 다소 부족해도 기(氣)를 펴고 생활을 해야 하는데 보직 특성상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는 객관적인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본지가 50명의 주담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업무담당 기간 5년 미만이 30명에 달했다. 10명 중 6명은 업무에 적응할만하면 이직을 한다는 얘기다.

주담들은 자신이 콜센터 직원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많다고 한다. 특히 본업인 기업설명(IR)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 기분에 맞춰줘야 할 때가 많아 우울증도 걸린다고 하소연 한다.

B상장사 주식담당자는 “주가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날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화통에 불이 난다”며 “하소연하는 주주부터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까지 다양하지만 이들의 기분을 일일이 다 맞춰줘야 해 통화하다보면 뭐하나 싶을 정도로 회의감이 밀려든다”고 토로했다.

이런일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에 일부 주식담당자들은 회사에 문제가 생기는 날이면 흔히 말하는 ‘잠수’를 타기도 한다. C상장사는 올해 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회사의 운영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주식가치 희석 우려로 3거래일째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C상장사 주담은“유상증자 공시 나간 후 주가가 급락하자 전화통이 불이 났습니다. 업무를 진행할 수 없어 휴대폰을 꺼놓고 일반 전화기는 받지도 않았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더한 경우도 있다. D상장사 주담은 대주주의 문제로 인해 법원에까지 출석하기도 했다.

E상장사 주담은 “과거 거래소 직원이 잘못 이해해 분기 실적이 최소 기준을 넘었음에도 상폐 실질심사에 들어간다고 한 적이 있다”며 “당시 거래소 직원에게 말을 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속이 타들어갔다”고 설명했다.

F상장사 주담의 경우 금감원에 들어설 때면 항상 죄인이 된 듯 한 기분이 든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회사가 한때 증시에서 작전주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에 금감원 관계자를 만나면 주눅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신고서 제출 등 업무처리를 위해 금감원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다보면 작전주 업보 때문에 삐딱하게 바라본다”며 “그렇다보니 업무처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주담이 회사가치를 높이는 IR업무에 충실할 수 있을 때 국내 증시문화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게 주담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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