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증세 없다’는 박근혜정부, 복지비전 포기나 마찬가지”

입력 2013-08-14 08:09 수정 2013-08-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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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일으켜 죄송하지만 이번 기회에 3,40년 후 복지를 어떻게 할지 얘기해보자’고 나서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경제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세제개편안 논란 속에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장기 전략과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 교수는 14일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시기가 왔다”며 “제대로 된 복지를 하려면 30년 후엔 복지지출을 지금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두 배로 늘린다는 식의 비전이 있어야 하고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프레임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포기했다”며 “현재 GDP 대비 10% 수준을 연간 1~2%포인트 올리는 건 증세 없이 가능하지만 선진국 평균 25%까지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기껏해야 4,5년 얘기”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이번 세제개편안 논란도 장기 전략에 대한 합의가 없어서 생긴 현상”이라며 “정부가 차라리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이번 기회에 3,40년 후 복지를 어떻게 할지 얘기해보자’고 나섰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원안에 대해서도 “사실 액수자체는 국민적 합의가 있으면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정도였지만 불공평하다는 느낌에서 불만이 나온 측면도 있다”며 “상층부가 조세도피처로 탈세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조세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도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금에 대한 개념 정립이 확실히 안 되어 있어 정부가 세금을 걷어 어디다 묻든지 태워버리는 걸로 생각한다”며 “세금이란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이자 자신이 늙으면 받을 연금으로, 중요한 건 세금의 절대량이 아니라 세금을 효율적으로 쓰는지 감시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한국경제 전망엔 “중환자실에 있다가 일반병실로 나왔지만 완전히 회복될지는 의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론 부품소재산업 발전 등으로 무역의존도를 낮추고 단기적으론 자본거래세를 매겨 투기성 자본 유·출입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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