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생존자와 희생자의 상속인들에게 모두 12억5000만 달러(약 1조4045억원)을 지급했다고 스위스의 유대계 주간지 타흐레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유대인총회(The World Jewish Congress)와 스위스 금융권은 지난 1998년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휴면계좌에 대한 협약을 맺었으며 이후 2012년까지 연차적으로 기금을 통해 금액을 지급했다고 타흐레스는 전했다.
스위스 은행들은 그동안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 중립국인 스위스에 몰래 예금해놓은 비밀계좌를 갖고 있었으나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이 돈을 찾으려는 상속인들에게 금액을 지급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에드워드 코맨 미국 뉴욕 판사는 기금운영 보고서에서 “협약 체결 이후 4600개의 휴면계좌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4억26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7억2600만 달러가 지급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8년부터 협약에 따른 기금을 관리·감독했다.
입증할 서류는 없지만 충분히 (비밀계좌를 만들었을) 개연성이 있는 사람 1만2300명에게는 일률적으로 5000달러 씩 지급됐다고 타흐레스틑 설명했다.
45만7000명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상속인들 역시 일정한 보상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나치 독일에 의해 강제노역을 했던 19만9000명은 2억8800만 달러를 받았다.
2차대전 중 스위스로 들어온 유대인 난민 4100명에게는 1억1600만 달러가 지급됐다.
이 기금의 운영 예산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취리히의 기금운영업체 클레임레졸루션트리뷰널은 운영비 명목으로 한달에 80만 달러를 청구했다고 타흐레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