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氣 살리자]무리한 금융지원 압박·영업규제 ‘이중고’…창조금융에 운다

입력 2013-06-18 13: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금융권 옥죄는 정부 규제, 은행권 예대마진 축소로 실적 반토막에 수익성 악화까지

금융권이 중소기업·서민에 대한 무리한 금융지원 요구와 과도한 영업규제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저소득·저신용 서민에게 금융 문턱을 대폭 낮췄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창조금융 구현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마구잡이식 금융지원 압박으로 금융권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의 주수익원인 대출이자와 각종 수수료 인하는 저금리·저성장 기조 고착화로 이미 약화된 수익기반의 붕괴를 재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실적, 창조금융지원 실태 등 금융권의 중기·서민 금융지원 실적을 매달 점검키로 하면서 금융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창조금융 대토론회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도서관 지하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헙협회,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하고 라이나생명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새 정부의 핵심정책인‘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금융이 ‘추격형’에서 ‘창조형’으로 변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창조형 기업·중소기업·서민에 ‘더 많은’ 요구 = 금융당국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창조금융’을 새로운 금융정책 방향으로 정하고 금융권에 창조금융의 적극적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창조금융의 핵심은 새롭게 시작하는 창업기업이나 기술력이 우수한 벤처기업에 대한 폭넓은 금융지원이다.

은행권은 관련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금융당국의 창조금융 요구에 적극 화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창조금융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예비 창업자를 위한 다양한 대출상품을 내놨다. 신한은행도 기업 성장단계별로 1조6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금융상품을 지원하고 우리은행은 지난 1월 8조2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20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서민금융·중소기업·청년창업 등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경영 실현을 위해 ‘행복나눔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NH농협은행은 테크노파크 입주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실시하는 한편 특허권·인증기술 보유 중소기업 대상으로 여신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창조금융 지원에 앞서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보다 폭넓은 금융지원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우대금리 제공, 만기 연장 등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혜택을 늘렸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의 대출을 쓸 수밖에 없는 서민들을 위해 신용등급과 금리를 낮춘 10% 중금리 상품도 출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용대출에 한정됐던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대출까지 확대해 서민들이 대출금 상환에 따른 어려움을 겪기 전 미리 만기 연장, 상환방식 변경, 연체이자 감면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용도가 낮은 기업과 서민에 대한 과도한 금융지원이 대출부실, 실적악화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은행권 실적은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반토막이 났다.

또 창조형 기업·중소기업·서민을 위한 금융상품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 정부 산하 금융 공기업의 보증을 받고 있는 만큼 대출 부실화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대출금리·수수료 인하 등 수익기반 악화 = 금융당국의 이 같은 압박으로 수익성 악화에 내몰린 금융권은 수익 기반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큰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주수익원인 대출이자와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은행들은 같은 담보를 제공하면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동일 담보 제공 시 대·중소기업 간 금리차별 개선안’을 발표, 7월부터 신규대출과 만기 연장 시 인하된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불합리한 금리 차별 관행을 없앤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은행의 여신부실 위험은 한층 더 커졌다. 공장·설비의 경우 매매가 활발하지 않고 담보물의 가치도 불확실한 탓이다. 이 같은 대출금리 인하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더 축소시켜 은행들의 순익 악화를 가속화한다.

금융위는 최근 금감원에 전 은행의 여신·수신·외환 수수료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한도미사용수수료 등 그간 민원 발생이 집중된 수수료를 포함, 수신부문의 송금·자동화기기(ATM)·외국환 수수료 등에 대한 대대적 점검을 실시한다. 금융위가 금융권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실태를 조사해 서민을 위한 개선책을 내놓을 계획인 만큼 수수료 인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2011년 10월 대대적 수수료 개편 이후 또 한 번의 수수료 인하가 예상된다”며 “은행의 주수익원인 대출금리에 이어 수수료 인하까지 더해지면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 및 창조금융 지원 실태 등에 대해 정기점검을 실시키로 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을 요구하는 것도 은행권엔 큰 부담이다.

이 같은 상황 아래 새 수익원 발굴도 여의치 않다. 해외사업 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고 비교적 큰 규모의 수익사업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로 현재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돌고 돌아 결국 홍명보, 그런데 문제는… [이슈크래커]
  • “고민시만 불쌍해요”…‘서진이네2’ 방송 후기에 고민시만 언급된 이유 [요즘, 이거]
  • "이별 통보하자…" 현직 프로야구 선수, 여자친구 폭행해 경찰 입건
  • 블랙핑크 제니 측 "실내 흡연 반성…스태프에 직접 연락해 사과"
  • 설욕전 대성공…'최강야구' 강릉영동대 직관전, 니퍼트 150km 대기록 달성
  • 경북 청도 호우경보 '폭우 또'…포항·경산·경주·영천·고령도 유지
  • '명조: 워더링 웨이브', 마라 맛 나는 '엘든 링+호라이즌'을 모바일로 해볼 줄이야 [mG픽]
  • '발등에 불' 네카오 경영전략…이해진·김범수의 엇갈린 행보
  • 오늘의 상승종목

  • 07.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394,000
    • +2.33%
    • 이더리움
    • 4,338,000
    • +2.67%
    • 비트코인 캐시
    • 468,100
    • +1.21%
    • 리플
    • 614
    • +1.32%
    • 솔라나
    • 201,400
    • +3.23%
    • 에이다
    • 531
    • +2.71%
    • 이오스
    • 754
    • +4.72%
    • 트론
    • 183
    • +2.81%
    • 스텔라루멘
    • 124
    • +2.48%
    • 비트코인에스브이
    • 52,400
    • +2.85%
    • 체인링크
    • 18,160
    • -0.49%
    • 샌드박스
    • 415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