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부동산PF 대출은 지난 2008년 5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3조4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대출의 질은 악화됐다.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말(5.59%) 보다 0.85%포인트 오른 6.44%를 기록하며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시작된 2009년 1.7%에서 매년 올라 지난 2월 말에는 6.66%로 무려 4배 가까이 치솟았다.
부실채권비율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9.34%)에 비해 1.36%포인트나 뛴 10.70%를 기록, 10%를 다시 넘어섰다.
문제는 건설업계 불황으로 쌍용건설, STX건설에 이은 또 다른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부동산PF 부실채권이 확대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집단대출 분쟁도 부동산PF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집단대출 관련 시공사 및 은행과 분쟁이 진행중인 사업장은 모두 64곳으로 대출잔액은 2조2912억원, 연체잔액은 1조3315억원이다. 4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가계 집단대출 연체율은 1.88%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43%)보다 4배 이상 높다.
이에 은행 등 금융사들은 부실위험이 높은 PF 보다 오피스, 호텔 등 부동산 실물을 매입해 운영하는 리츠나 펀드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규모는 지난 2008년 8조4000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에는 19조9000억원까지 급증했다. 같은기간 리츠 역시 4조9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신규 부동산PF 대출 수요가 거의 없다”며“아직 부동산PF 대출 부실채권을 정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익성도 기대하기 힘들어 부동산 실물 투자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