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나의 버킷 리스트 - 오윤섭 국제종합기계 충남영업소 사원

입력 2013-05-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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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나는 오래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었던 버킷리스트를 가족들에게 꺼내들었다.

그 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귀촌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항상 흙을 밟으며 사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이야기해 주시곤 했다. 다행히 아버지와 아내 모두 내 뜻에 흔쾌히 따라주었다. 곧 바로 귀촌 계획을 세우고 준비에 착수했다.

아버지는 온라인으로 귀농교육을 이수하셨고 나 또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온라인 교육을 수강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시골 생활의 로망’에 다가가던 중 뜻밖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아버지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된 것. 공기 좋은 곳에 모시고 가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지만, 급격히 쇠약해지면서 당장 목표를 실천하기 어렵게 됐다.

그때 아내가 제안을 했다. 아버지께서 병원에 계실 동안 우리 부부가 텃밭을 가꾸자는 것. 퇴원하신 후 예쁜 꽃과 탐스러운 열매를 보면 기뻐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아버지께서조금씩 일궈온 논산 양촌리 땅을 기반으로 텃밭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다. 퇴근을 하고 아내와 나는 브로콜리와 고추, 콩모종을 심기로 했다. 우선 모종가게에서 모종과 꽃삽을 샀다. 흙을 부드럽게 고르고 비닐을 씌운뒤, 고추는 50cm, 브로콜리 30cm, 콩 모종은 20cm 간격으로 심었다.

세 줄째 심어 갈 무렵 허리가 뻐근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보다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 아내를 보며 젖먹던 힘까지 짜냈다.

그렇게 가져온 모종을 모두 심고 허리를 펴니 신음소리가 절로 났다. 하지만 한 편으로 우리가족 전용의 ‘주말농장’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제 모종이 좀 더자라면 해야할 일이 많다. 고추와 콩모종에는 지지대를 세우고 줄도 연결해야 한다. 벌레가 먹지 않게 천연살충제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모종들아, 그때까지 봄 햇살 받고 무럭무럭 자라렴. 다음에는 아버지와 꼭 같이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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