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잃어버린 20년’ 일본 전철밟나

입력 2013-05-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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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장률이 일본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침체 일로를 걷던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날개로 재도약 준비 중인 반면 한국은 저성장 기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그림자가 일본 열도에서 한반도로 점차 옮겨오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내수ㆍ수출 부진, 고령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일본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고, 일본은행은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높였다. 이 같은 양국 중앙은행의 전망치가 맞는다면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한국 -5.7%, 일본 -2.0%) 이후 15년 만에 일본에 경제성장률을 역전 당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성장률은 그간 일본을 큰 차이로 앞섰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3%로 일본(-1.0%)을 크게 앞질렀다. 당시 한국의 선전에 일본은 경악했고 ‘한국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2011년 2분기 0.8%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8분기 연속 1% 미만의 성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으로 가장 먼저 내수부진을 꼽았다. 1990~2011년 한국의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비중은 73.7%에서 63.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빈곤층은 7.8%에서 15.0%로 늘어났다.

가계부채는 2012년 말 현재 959조원으로 전년보다 5.2% 늘어나 가계소득 증가세(3.8%)를 웃돌았다. 외환위기 이후 양산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800만명에 육박한다. 부동산에 대한 집착 역시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려 가계의 소비 여력을 크게 악화시켰다.

한국 경제의 엔진 격인 수출 역시 세계 경기부진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현상까지 겹쳤다. 국내 경제성장률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특히 엔저가 장기화하면 일본과 경쟁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은 연 4.1% 줄어든다.

한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일본의 65세 고령인구 비중은 장기불황을 맞기 직전인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0.5% 포인트씩 높아졌다. 반면 한국은 2012~2032년에 이 비율이 1.1% 포인트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은 그간 추가경정예산 편성, 부동산·가계부채 대책, 기준금리 인하, 국민행복기금, 벤처기업 육성책 등 갖가지 장단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일본의 새 정부가 내세운 아베노믹스가 반년도 안돼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는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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