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신뢰 못 준 ‘김중수 리더십’

입력 2013-05-10 06:51 수정 2013-05-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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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월 두달 연속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특히 이달에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기존 관례를 깨고 금통위가 열리는 엿새 전날 금리동결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엇나가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하의 적절성 유무를 떠나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는 김 총재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은은 9일 김 총재 주재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2.50%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인하’라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총재는 금통위를 6일 앞두고 금리동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해 내린 0.5%포인트도 굉장히 큰 것이다.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고 밝혔다.

특히 김 총재가 ‘침묵기간’ 이라는 관례를 깨고 이 같은 발언을 하자 금리동결 전망은 시장에서 더욱 큰 설득력을 얻었다. 침묵기간이란 금통위 개최 1주일 전부터 당일까지 금융시장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금통위원들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한 양해 사항이다.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번번이 뒤집는 김 총재의 발언에 대한 논란은 그의 임기 내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김 총재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통화정책은 실제 금리를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구두개입, 보고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장에 신뢰성 있는 시그널을 제공해야 하는데 김 총재는 후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것.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총재의 ‘인도 발언’ 등은 시장에서 혼란을 불러일으켜 경제활동 주체들의 합리적인 행동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기관 연구위원도 “한은은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돈을 가진 맏형으로서 시장을 이끌어 간다”며 “김 총재는 금통위의장이라는 점을 잊고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는 커녕 불확실성만을 야기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김 총재가 앞으로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신뢰를 잃어 적절한 통화정책을 펴는 데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통화정책의 한 수단인데 김 총재가 시장과의 소통에서 여러 차례 실패하고 있다”며 “한은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신뢰를 잃게 되면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으로 쓰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에서는 그의 발언에 대해 불신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시중에서 자금운용을 맡고 있는 한 부행장은 “김 총재의 시그널과 금리결정이 매번 정반대의 결과로 나오고 있어 곤혹스럽다”며 “지난달에도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자금운용을 했으나 동결을 함에 따라 피해가 막심했다. 이달에는 김 총재의 금리동결 시사하는 발언이 있었으나 안되겠다 싶어 동결 가능성을 7, 인하 가능성을 3으로 보고 자금을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한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한 저의 기준금리 예측이 모두 빗나갔다는 것은 한은이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을 보여준다”며 “김 총재의 시그널을 이용한 통화정책 능력은 역대 최악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민간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매번 기준금리 예측이 빗나가다 보니 이달에는 아예 전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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