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일본산업]전자, 일본…몰락한 ‘전자왕국’에서 환율 무기 삼아 ‘대반격’

입력 2013-05-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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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5년만에 흑자에 파나소닉 주가 80% 껑충… 1엔 오를때마다 캐논 92억엔 영업익 개선 효과

몰락한 전자왕국이란 오명을 듣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엔저라는 든든한 후방 지원군을 등에 업고, 글로벌 전역에서 경쟁력 구축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먼저 일본 전자업체들의 실적 회복이 눈에 띈다. 8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졌던 소니는 5년 만의 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니는 2012 회계연도에 400억엔 가량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2011 회계연도 적자 규모는 무려 4567억엔이었다.

이같은 흑자전환의 원인은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수출 채산성이 개선됐고, 일본 주가가 뛰면서 자회사인 소니생명의 운용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파나소닉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346억엔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경우 81억엔의 적자를 냈다. 순이익도 전년 1976억엔 적자에서 614억엔 흑자로 돌아섰다.

샤프도 지난해 4분기 매출 6782억엔, 영업이익 26억엔을 기록하며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선 파나소닉이 17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이익 개선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캐논은 달러당 엔화 값이 1엔 오를 때마다 92억엔, 파나소닉은 25억엔의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소니·파나소닉 등의 주가도 80% 이상 뛰었다.

당분간 엔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뺏긴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대대적인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소니는 최근 미국시장에서 55인치와 65인치 등 2종의 UHD TV를 출시했다. 가격은 각각 4999달러(약 568만원)와 6999달러(약 796만원)에 불과하다. 화면 크기는 다르지만 소니가 지난해 출시한 2만5000달러(약 2840만원)짜리 84인치 UHD TV와 비교할 때 55인치 제품은 5분의 1, 66인치는 4분의 1 가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85인치 UHD TV(약 4000만원)보다는 8배나 싸다. 세계 TV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소니가 와신상담 끝에 파격적인 가격의 UHD TV를 내놓을 수 있었던 힘은 역시 엔저다.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회복’과 ‘점유율 상승’이란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움츠리고 있던 파나소닉도 신흥시장 집중 공략을 통해 부활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 북부 하리아나에 평판 TV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대표는 “현지 생산을 통해 오는 2016년까지 인도 판매를 3배로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도체 부문도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위협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30% 감산을 추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도시바는 엔저를 통해 삼성전자 등과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이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미 엔저 효과로 도시바는 지난해 4분기 상당한 이득을 취한 바 있다.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마이크론도 엔저를 등에 업고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로 1위, SK하이닉스가 24.6%로 2위다. 엘피다(12.9%)와 마이크론(11.9%)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칠 경우 24.8%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오른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은 엔고 극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며 채산성을 맞춰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엔저가 발생했기 때문에 원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한일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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