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골프區 경제洞] 주니어골퍼, 골프·학업 두 토끼 잡기

입력 2013-03-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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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골퍼의 라운드 욕구를 싹트게 한다. 골퍼들에게는 눈부신 봄이다.

이맘 때면 생각나는 곤충이 있다. 개미와 베짱이다. 개미는 열심히 일한 만큼 겨울에 풍족했지만, 베짱이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봄=개미·배짱이’는 좀처럼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골프는 다르다. 동계훈련 성과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결국 뜨거운 겨울을 보낸 골퍼는 개미와 같이 풍요로운 봄을 만끽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베짱이가 될 수 있다. 골퍼에게 봄은 결실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주니어 골퍼에게는 부담스러운 계절일 수도 있다. 골프 시즌에 앞서 새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골프선수이기 전에 학생인 만큼 학업에도 소홀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다. 국내 대부분의 학생 골퍼들은 기본적인 학업조차 포기 상태다. 초등학교까지는 오전 수업이 의무화 돼있지만, 중학교 입학 후에는 거의 모든 수업을 전폐하고 운동에만 매달린다.

문제는 운동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다. 골프 외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회사가 없다. 골프장과 골프용품, 골프웨어 등 골프 관련 회사에서도 이들의 채용을 꺼려한다.

누구나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 정상을 꿈꾸지만, 톱프로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늘구멍’이다. 대부분 중도 포기하거나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 골퍼들이 학업을 멀리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학교나 집에서 연습장소(골프장)까지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2시간이다. 거기에 정규 코스 18홀을 라운드 하면 한나절 꼬박이다. 선수들 간 과열 경쟁도 학업을 멀리 하게 하는 원인이다. 어릴 적부터 승리지상주의와 엘리트스포츠에 익숙한 탓이다.

엘리트스포츠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운동과 학업 병행은 어쩌면 ‘먼 나라 이야기’일 수도 있다. 따라서 학업을 멀리하는 학생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운동선수의 학업 병행 중요성 강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너도나도 강조만 할뿐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내놓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기자는 운동선수들의 학업 병행과 경기력 향상이라는 ‘두 토끼’ 사냥을 위한 조심스런 제안을 하고 싶다. 골프장 내 대안학교 건립이다. 골프장 내 학교 동과 숙소를 건설, 선수와 골프장이 공생하자는 취지다.

골프장 내 대안학교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두 토끼’가 아니라 ‘세 토끼’도 포획할 수 있다. 우선 학생들에게 최상의 훈련 장소를 제공,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학교와 골프장을 오가는 불편도 없다. 그만큼 학업시간이 늘어나 학업성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진로나 목표가 같은 선수들끼리 수업을 받기 때문에 수업에 뒤처지거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도 최소화할 수 있다.

골프장은 경영난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골프장은 평일 잔여타임이 골머리지만, 학생들에게 코스 및 부대시설을 저렴한 비용으로 개방하면 불황 극복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의 골프장 현장학습과 견습사원 채용도 방법이다.

기자는 엘리트선수 집중 육성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국가 행적과 제도를 뒤집을 수는 없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이 필요한 때다. 운동과 학업, 그리고 경영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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