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이 제품가격 급락과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일 대비 7000원(-3.15%) 떨어진 21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16.15% 하락했다.
주가가 이처럼 하락하는 것은 석유화학 업황 둔화에다 중국 경쟁사들의 물량 공세로 제품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폴리에스테르 공정에 사용되는 모노에틸렌그리콜(MEG)를 지난해 국내 생산량 117만 중 86%인 101만을 롯데케미칼이 생산했다. 그러나 2월 말부터 MEG 가격이 폭락과 중국 경쟁사들의 물량 공세로 인해 주요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4일 주간 평균가격은 당 1045달러로 전주에 비해 7.9% 급락했다.
동남아 시장 공략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인수한‘타이탄케미칼’이 지난해 260억원의 적자를 낸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1조5200억원에 인수한 이 회사는 지난 10년동안 롯데가 인수·합병한 기업 중 가장 규모가 컸다.
그러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상품에 치중하는 회사인 탓에 기술력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하지 못했고 업황까지 나빠지면서 큰 손실을 낸 것이다.
지난해 말 흡수 합병한 케이피케미칼도 합성섬유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지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타이탄케미칼은 아시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 경영성과에 일희일비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현재 그룹차원에서 비상경영에 착수했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등지의)해외 사업에 대해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과 순손실은 각각 93억원, 45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평균 추정치)인 영업이익 700억원, 순이익 521억원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