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일터에서 행복찾기 -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입력 2013-0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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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직장은 일터일 뿐 행복은 다른 곳에서?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도대체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체감 현실 하에 우리 모두는 좌절스럽다. 이보다 더 해야 하나, 아니면 달리 해야 하나, 달리라 하면 어떻게 달리 등등 막막하기 이를데 없다. 행복에 관한 수많은 좋은 말과 멘토들의 인생 지침서에도 불구하고 일반론이 아닌,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 지 하는 구체성으로 들어가면 그 모든 지식은 힘을 잃는다. 그럼에도 우리의 행복해지고 싶은 열망은 너무나 근원적인 것이어서 포기할 수 없다. 그러기에 행복이 만들어지는 원리나 맥락에 대해 또 연구하게 된다. 혹시 아는가 내 삶에 적용할 부분이 나올지.

우리들은 직장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며 살고 있다. 하는 일이 잘 안 되어 무능감에 빠질 때, 하는 일에서 의미를 못 찾아 겉돌 때, 사람들의 치졸함으로부터 환멸을 느낄 때, 조직의 냉혹한 논리에 정나미가 떨어질 때 우리는 더러 여긴 마음 붙이고 다닐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직장에서 얻은 경제적 자유를 갖고 딴 데가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일말의 위로가 되기는 하나 그리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직장은 내 시간과 능력, 자아가 펼쳐지는 삶의 현장의 메인 무대이기 때문에, 일과 행복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은 행복의 원천을 매우 제한하는 행위이다. 그 사람들이 딴 데 가서도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 여기서' 행복할 수 없으면 '그 때 거기'가 되어도 행복할 수 없다

현재를 수단으로 보는 관점 때문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은 중요치 않고 현재를 희생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다. 현재의 힘든 노력의 결과로 미래의 행복이 만들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맞지만 '현재가 힘들어야 미래가 행복하다', 또는 반대로 '현재가 행복하면 미래가 불행해진다' 라고 믿는,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trade-off 관계로 보는 무의식적 믿음이 있다. 이 믿음의 정도를 심리학에서는 행복 총량의 믿음 (BIFAH : Belief in Fixed Amount of Happiness) 지수라 한다. 특히 한국이나 인과응보의 관념이 강한 동양권 문화에서는 이러한 조심스럽고 겸손한 행복관이 팽배하며 그것은 현재를 만끽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그 밑에는 행복에는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는 믿음도 작용하는 것 같다. 행복의 조건이 갖춰져야 행복하다는 믿음 하에 우리는 행복 조건 만들기에 올인한다. 그게 정말 올인의 대상이 될 만한가? 그런데 아무리 조건을 만들어 놓아도 더 큰 목표가 생겨 늘 부족함은 여전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많이 모아 놓아도 그 음식의 맛을 느낄 입 맛이 없다면 아무 소용 없는 것처럼, 조건이 된다고 해도 행복을 느끼는 촉이 없다면 행복은 없다. 재미있게도 장학금을 탔을 때, 좋은 말을 들었을 때, 멋진 데이트를 했을 때 등 사람마다 동일한 사건으로부터 추출해내는 행복의 양은 다르다, 즉 자본화 (capitalization)과정의 성능이 다르다. 자동차로 치면 연비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좋은 연료 확보와 동시에 연비 개선작업도 작업 목록이다. 현재의 세세한 디테일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시각, 현재의 살아있는 신선함을 느끼는 미각, 꿈틀거리는 현재 순간의 역동을 느끼는 촉각, 삶의 여러 영역간의 조화로운 선율을 듣는 청각, 원초적 에너지를 자극하는 후각, 현실 너머에 있는 의미를 통찰로 꿰뚤어보는 직관, 이 모든 것이 살아 숨쉴 때 형복은 관념이 아니라 실체로 다가온다.

좋은 연료와 좋은 연비를 갖추고 달리는 차가 있다고 하자. 속도를 달리 함에 따라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빨리 달릴 때는 멀리 충청도의 전체적 경치가 들어오고, 천천히 달리면 한 가옥의 지붕이 보인다. 나는 어떤 렌즈를 갖고 내 삶을 바라보고 있는가? '먹고 살기 위해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인가, '그들의 삶에 혁신을 만들어주고 있다'인가, 아니면 '내 삶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중에 있다'인가. 인간은 의미실현의 존재이기 때문에 이 중에서 의미 중심의 상위의 관점으로 볼 때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을 줄 것이다. 반대로 구체적 사안을 다룰 때는 어떠한가? 요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하고 세부사항을 확인, 경과를 보고하는 등 현실의 구체적 사항에 집중하여 자세하고 꼼꼼한 일처리를 할 것이다. 일은 현실에 밀착하여 micro 하게 하되, 내 삶을 조망하는 것은 macro한 관점에서 누추한 현실 너머에 있는 진실을 찾아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보면 현기증 나고, 멀리서 보면 뿌옇게 보여 잘 안 보인다. 목적과 필요에 따라 원거리 렌즈와 근거리 렌즈를 왔다 갔다 하며 행복의 최적 조망거리를 찾는 것이 행복 창출의 한 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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