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말레이시아선 8000만원 넘어…한국이 제일 싸

입력 2013-02-20 10:18 수정 2013-02-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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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다 2배 비싼 수입차가 더 문제

국산차의 미국 현지가격은 언제나 완성차 메이커에게 핸디캡이었다. 동일한 차종의 경우 ‘한국에서 비싸고 미국에서 오히려 싸다’는 편견이 그동안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실례로 국산 동일 차종의 경우 환율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더 싸게 팔렸다.

이처럼 미국 가격이 그동안 국내보다 낮았던 이유는 뚜렷하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동시에 소비국이기도 하다. 한 해 1800만대 안팎의 신차가 팔리는 거대 시장이다. 그만큼 전세계 완성차 메이커가 치열한 경쟁속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느냐 못하느냐가 자동차 회사의 명운을 가르기도 한다. 전세계 120여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미국에 진출한 차 회사는 30여개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1980년대초 현대차는 소형차 엑셀을 앞세워 미국에 진출한다. 데뷔 첫 해 25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낮은 품질로 인해 ‘일본차보다 값싼, 품질낮은 한국차’라는 선입견만 남기고 말았다. 결국 판매는 추락했고 현대차는 엑셀은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사정은 달라졌다. 현대차는 ‘품질경영’을 앞세워 지속적인 품질개선을 추구했다. 세계 최대시장에서 다시금 일어서기 위한 노력이었다. 점차 현대차의 품질과 성능에 대한 호평이 시작됐고 브랜드 인지도 조금씩 상승했다.

2000년대 중반 NF쏘나타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차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NF쏘나타를 미국에 팔아도 큰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마진보다 시장확대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진입 초기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이익을 얻기보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시장 확대를 노렸다.

안정적인 시장구조를 갖춘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에선 이러한 전략이 시급했다. 당장의 수익보다 향후 시장확대가 더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무렵 현대기아차는 영업이익의 60% 안팎을 국내에서 얻었다. 상대적으로 해외시장에서는 마진을 줄였다.

이후 점진적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해외에서도 제값받기 전략을 앞세웠다.

현지에 생산거점을 세우면서 물류를 비롯한 생산원가가 낮아졌고 이익은 더 확대됐다. ‘선(先)시장확대, 후(後)이익창출’ 전략은 이렇게 맞아떨어졌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세계에서 자동차 가격이 가장 싼’ 미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된 것이다.

반면 아직도 숙제는 남아있다. 현대차 일부 고급모델의 경우 여전히 미국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들은 꾸준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자연스레 국내보다 현지에서 마진을 줄여야했고 이들의 미국 판매가격은 실제로 한국보다 싸다.

그러나 중형과 준중형, SUV 등 주력모델의 경우 가격이 역전됐거나 역전을 눈앞에 둔 차들이 많다. 한국 소비자가 미국보다 억울하게 비싼 가격을 치르는 상황이 점진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해외(특히 북미)시장 확대는 자연스레 회사의 영업이익의 국내외 비율에 영향을 준다. 결국 국산차의 가격이 보다 합리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오히려 자동차 가격의 문제는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수입차가 더 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국내 수입차업계에 대해 전격 방문조사했다. 차가격과 부품가격의 폭리, 계열 금융사의 부당지원 등 불공정 거래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BMW의 고급차 7시리즈의 경우 미국현지에선 쏘나타의 3배 가까이 비싸지만 한국에선 이보다 더 비싸 4.8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주력모델인 E-클래스가 미국 현지에서 쏘나타의 2배에 못 미친다. 반면 한국에서는 쏘나타 3대를 줘도 살 수가 없다.

국산차의 한미 가격은 이미 근접했거나 역전된 상황이지만 수입차의 경우 여전히 미국보다 한국이 2~3배 이상 비싼 경우다.

자동차 가격은 해당 국가의 세제와 시장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3000만원 안팎이면 쏘나타를 살 수 있지만 우리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말레이시아의 경우 쏘나타 한 대 값으로 8000만원을 넘게 지불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쏘나타를 구입하기에 가장 유리한 나라가 한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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