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6년차인 대리가 증권사를 떠나며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장문의 고언(苦言)이 증권가에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글은 30일 오전 A증권사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후 메신저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을 지방인 B지점의 권 모 대리라고 밝힌 후 “2007년에 입사해 오늘이 마지막 출근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는 직원간에 신용과 의리로 뭉쳐 친구나 가족같이 지낼 수 있는 분위기 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살아남기 위한 찌든 얼굴만이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그 예로 ‘언제나 답이 없는 회의’, ‘보여주기 위한 회의’, ‘260명의 자식을 떠나보내고도 한 마디 위로가 없는 회사’, ‘260명이 나갔지만 줄지않는 임원 수’ 등을 개탄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일을 해야하는 직원수는 계속 줄어들고 일을 시키는 사람은 많아져 가고 있다”면서 “외부에는 우리회사는 캠페인으로 고객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하고 내부적으로는 계속되는 캠페인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녁 9시까지 회의가 계속되지만 실질적으로는 5시에 퇴근하던 예전과 실적이 크게 나아지는 건 없다”면서 “마른 행주도 계속 쥐어짜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마디의 위로 없이 계속되는 대형사의 벤치마킹실험, 실험 실패에 대한 피드백은 없고 계속되는 실험, 대형사가 저걸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보자 등 창의성은 없고 획일화만 계속 되고 있다”며 “결국 직원으로서 회사의 미래와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고 절망했다.
글 말미에 그는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지만 직원이 행복하지 않은 이윤 추구는 오래가지 못한다”며 “직원 모두가 가족 또는 친구들에게 A증권사와 거래를 권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회사를 비판한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자 A증권사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외부에 나가게 돼 당혹스럽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 글은 어디까지나 퇴직자가 개인적인 감정을 적은 것으로 회사에서 입장을 표명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