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정규직 전환 허와 실]은행권, 또… 고용만 보장된 중규직?

입력 2013-01-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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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원, 정규직 전환 소식 ‘희망’… 6년전 분리직군제 재현설에 ‘절망’

시중은행들이 계약직의 무기계약직 및 정규직 전환을 잇따라 천명하고 나섰지만 정작 전환 대상인 직원들은 애매한 위치 탓에 미온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계약직 직원 838명 전원을 정규직 중 리테일서비스 직군으로 전환한 바 있는 신한은행 계약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로 고용이 안정될 것이라고 일단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추후 정규직과 같은 대우와 승진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실제로 한 직원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기존 정규직 출신과의 미묘한 신분 차가 존재한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차라리 정년을 보장하는 무기계약직임을 명시하고 창구텔러와 전화상담원, 사무지원, 본부서무, 비서, 일반전문직군 1132명을 전환한 기업은행의 계약직 직원들은 차분한 분위기다.

기업은행의 경우 타은행의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놀랐으나 처우가 무기계약직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는 담담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계약직 직원들이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 등 다소 조건이 개선된 처우를 보장받음에도 미지근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고용형태가 계약직도, 정규직도 아닌 새로운 직군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별적 직군제 운영은 지난 2007년 우리은행이 분리직군제를 실시하면서부터다. 우리은행은 2007년 개인금융서비스·고객만족(CS)·사무직군 등 분리직군제를 도입, 비정규직 307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 인사시스템이었던 분리직군제가 ‘찬밥’신세가 된 것은 이에 따른 부수적인 제약 때문이다. 당시 직원들은 “기존 정규직인 개인금융·기업금융 등으로 이동하려면 근무기간 등 자격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봉 또한 기존의 정규직과 달라 해당 직군의 연봉은 기존 정규직 신입행원 동기들의 60% 수준이었다.

때문에 이를 기억하는 직원들은 이름만 그럴 듯하고 사실상 처우는 제약받는 구조가 이번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전환에도 재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계약직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무리하게‘중규직'을 확대하면서 비정규직의 또 다른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환 시에도 기존 정규직과 비교해 직무나 인사체계가 별도 구성된다는 점에서 고용보장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더욱 늦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 속에 은행권의 고용형태 전환이 새 정권을 위한 눈치보기 용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권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이 아닌 고용보장 문제 해법이 과연 얼마만큼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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