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셋톱박스 전문기업 포티스는 올해 국내 증시 첫 상장사로 기록되며 성장세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해외서 매출 100% 달성, 비결은?
2006년 설립된 셋톱박스 전문기업 포티스는 창업 초기부터 대형 방송사업자가 중심인 국내와는 달리 오픈 마켓 시장이 발달한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디지털 셋톱박스는 지상파, 위성, 인터넷망으로 전달되는 압축된 디지털 방송신호를 튜너 또는 IP(Internet Protocol)를 통해 수신한 뒤 컨텐츠 분리 작업과 디코딩을 통해 디스플레이 장치에 영상을 출력해주는 장치다.
포티스는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USB 녹화기능이 적용된 개인용비디오레코더(PVR)를 상용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336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5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오픈 마켓 시장이 발달한 유럽시장을 공략한 포티스는 설립 이듬해인 2007년부터 매출 100억원을 시작으로 2011년 495억원의 매출을 모두 해외시장에서 달성했다.
설 포티스 대표이사는 “창업 후 제품개발을 하면서 준비한 자금을 모두 소진해 은행에서의 차입도 어려워 집을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는가 하면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통한 대출을 받기도 했다”며 “많은 창투사도 매출실적만을 이야기해 투자를 받지 못하다가 홍콩 주재원 근무시절 알던 지인이 100만 달러를 투자해 줘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고비고비 마다 적절한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 지인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그래서 저는 제가 아주 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늘 최선을 다하며 최악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 대표는 최근 증시가 어려운 상황에도 상장에 도전하는 배경으로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포티스는 회사가 탄탄하기 때문에 현재 굳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상장업체는 해외에서 신뢰도가 높아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가 쉽기 때문에 회사가 한단계 더 나가기 위해 IPO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소기업 특성 상 유능한 인력을 채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가 된다면 좀 더 좋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중시하는 해외 시장과 사람, 이 두 가지 요소를 위해 상장한다는 것이다.
셋톱박스의 선두주자답게 국내 시장에 대한 냉정한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설 대표는 “국내 셋톱박스 시장은 해외와는 달리 방송사업자 중심의 시장만이 형성되어 있다”며 “하지만 방송사업자 시장의 경우 그 특성상 기술력보다는 인지도나 회사의 규모를 중시해 포티스같은 중소기업은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포티스의 중장기 목표는 매년 40%에 이르는 성장세를 유지해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설 대표는 “휴맥스가 2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지만 포티스는 15년 만에 ‘1조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그 다음에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현재 오픈 마켓인 리테일마켓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양적인 성장, 즉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매출 비중을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리테일마켓과 방송사업자와의 매출 비중을 5대5로 맞출 계획이다.
그는 투자자들에 대한 당부도 빼 놓지 않았다.
설 대표는 “우리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 유수의 경쟁자들과 경쟁하면서 미국의 리먼사태와 유럽발 금융위기까지 극복했다”며 “이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내성을 쌓은 만큼 상장 이후에도 기술력과 영업력을 더욱 발전시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투명하고 정직하게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