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골프區 경제洞] “우즈, 정신 차려 이 친구야”

입력 2013-01-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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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골프황제’가 연초부터 화제다.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는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10년간 2억 달러(2117억원)의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타이거 우즈(미국)와 맥길로이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매스미디어는 야단법석이다. 두 선수의 몸값과 실력, 올해의 전망 등을 비교·분석하며 라이벌 구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일 끝난 유럽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는 두 선수의 시즌 첫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대회를 앞두고 열린 두 선수의 인터뷰 내용도 이슈가 됐다. 특히 우즈는 맥길로이와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아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필 미켈슨(미국),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등은 이미 수많은 대회에서 함께 플레이를 했지만 맥길로이는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그럴까. 물론 그의 주장엔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면 우즈의 발언은 상식적이지 않다. ‘황제’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맥길로이를 상대로 텃새라도 부리겠다는 것인가.

우즈는 자신의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인해 올 시즌 내내 부담감을 안게 됐다. 맥길로이를 라이벌로 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계랭킹 1위 역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말에는 항상 책임이 뒤따른다. 골프팬들은 앞으로 있을 모든 대회에서 우즈가 맥길로이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선보일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우즈는 20일 끝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1·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50타로 컷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물론 함께 플레이했던 맥길로이도 컷 탈락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그러나 경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앞으로 있을 모든 경기 결과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안고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의 인격이다. 말 한마디에 수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많은 팬을 잃을 수도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치켜세우면 나 자신도 존중받지만, 그렇지 않을 땐 스스로 인격을 깎아내리는 꼴이 된다.

그는 2009년 11월 불거진 성추문 이후 부진의 늪을 허덕였다. 그러는 사이 맥길로이에게 ‘황제’ 자리를 빼앗겼다. 맥길로이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과 혼다클래식,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 등 4승을 일궈내며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누가 뭐래도 그는 ‘골프황제’ 자격이 충분하다.

우즈는 지난해 3승을 올리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올 시즌 성적을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 2009년 성추문과 함께 전성시대의 막을 내렸고, 지금은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엔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스스로 인격까지 깎아 내릴 참인가.

과거에도 스포츠 스타들의 신중치 못한 발언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예가 있다.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앞두고 일본의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40)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상대로 “앞으로 30년간 일본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오히려 대한민국 대표팀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일본에 패했지만 이치로는 자신의 실언으로 인해 대회 기간 내내 부담감을 안고 플레이 할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는 결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보게 우즈, 정신 차려 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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