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로 은행 빚을 갚으면 한 푼도 남지 않는 깡통주택이 늘면서 경매에 넘어간 주택 세입자의 42%가 임차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작년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경매로 팔린 주택 1만3694건 가운데 42.4%인 5804건에서 세입자가 전세금이나 월세보증금 등 임차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를 떼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 하락으로 경매주택 가운데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억울한 세입자가 10가구 중 4가구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아직 배당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지난해 11~12월 경매 물량까지 감안하면 임차보증금을 떼인 건수는 1000건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로 경매물건은 점차 늘고 있는 데 비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추세여서 세입자들 불안감은 점차 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 선순위 대출금과 전세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 대비 70%를 웃돌 때는 신규 전세 계약이나 만기 연장 때 예전보다 훨씬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의 소액보증금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임차인은 계약하기 전 등기부등본을 철저히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 한도까지만 보증금을 내고 나머지는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