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맞은 국내 대기업ㆍ펀드, 해외기업 사냥에 나서

입력 2012-1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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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칼라일, 한화·교직원공제회 등 제휴… 신성장동력 찾아 글로벌 M&A 본격화

국내 대기업들이 펀드를 통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섰다. 충분한 내부 현금보유액과 외부의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시장을 겨냥한 ‘안방 경영’을 탈피하고 해외에서 매출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절박감도 글로벌 인수합병(M&A) 행보의 추진제가 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미국 대형 사모펀드(PEF)인 칼라일그룹과 손잡고 글로벌 투자에 나서는 데 이어, 한화그룹도 교직원공제회와 펀드를 조성하고 해외 기업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최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미국을 방문, 칼라일의 사모투자 책임자인 로드니 코헨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칼라일은 현재 1560억 달러(약 170조원)에 달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전 세계 20여개국의 네트워크, 600여명의 투자 전문 인력을 갖춘 칼라일과 함께 본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서게 됐다.

한화그룹은 교직원공제회와 총 6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M&A 매칭(1대 1)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지난해 국민연금과 손잡고 매칭 펀드를 조성하려 했지만 계획이 지연되자 교직원공제회로 파트너를 바꿨다. 대기업과 처음 펀드를 조성하는 교직원공제회는 지난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2000억원 가량을 출자하기로 승인했다.

이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기업들이 이처럼 글로벌 M&A에 나서는 것은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이미 포화됐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해외 M&A 등을 통해 활로를 개척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칼라일과 같이 대형 투자사와 공조하는 것은 현지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많다”며 “단, 인수 후 경영권 문제 등의 사안을 어떻게 유리하게 풀어나가느냐가 득실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글로벌 경제환경이 불확실성에 처한 것도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내년도 경제 상황에서는 큰 모험”이라며 “이보다는 펀드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 모델을 통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국내 대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설투자는 올 2분기 기준으로 전기 대비 -7.0%, 3분기는 -4.3%를 기록, 보수적 경영이 대폭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금보유액(현금성자산 포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14조6917억원에서 9월 말 18조8235억원으로, 현대자동차는 같은 기간 6조2319억원에서 7조4716억원으로 각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유럽발 경제위기로 기술력을 갖춘 현지 업체들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이미 자체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는 삼성의 경우 올 들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미국 반도체 소재업체 볼텍스 지분을 사들이고 삼성전자도 엠스팟, 나노라디오, CSR 모바일 부문을 잇달아 인수했다”며 “환 리스크 등의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유럽 쪽 M&A 매물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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