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2라운드]‘모험의 시대’는 갔다… 중위험·중수익으로

입력 2012-12-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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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헤지펀드 투자전략 이동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헤지펀드는 외환위기를 몰고 온 피도 눈물도 없는 투기꾼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재간접 헤지펀드,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고위험·고수익으로 알려졌던 글로벌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역시 최근 중위험·중수익으로 변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헤지펀드, 2조 달러 규모로 성장 = 헤지펀드가 다양화되면서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세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1990년 약 600개 펀드, 400억 달러 정도였던 헤지펀드 시장은 2012년 9500개 펀드, 2조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 2000년 이후 다양한 파생상품과 시스템 트레이딩의 활성화는 헤지펀드의 성장을 가속화시켰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기도 했으나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면서 헤지펀드 시장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헤지펀드 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 가장 많은 헤지펀드가 설정됐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헤지펀드의 운용 규모를 설정 연도별로 구분해 보면, 2001~2005년까지의 헤지펀드 비중이 가장 높다. 헤지펀드도 일반펀드처럼 매니저들의 운용 성과를 보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신규 펀드가 자금을 모으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5년이 안 된 2008년 이후 설정된 헤지펀드의 규모는 크지 않다.

또한 헤지펀드는 세금과 규제 등의 이유로 역내펀드보다는 조세회피국 같은 역외에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1만1400개 싱글펀드(한가지 전략으로 운용되는 펀드)의 설정지를 분석해 보면 미국에서 설정된 펀드는 27%에 불과하고 케이만제도,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와 같은 조세회피국에서 설정된 펀드 비중이 60%를 넘어선다.

하지만 실제 자금의 실소유주와 운용 주체는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헤지펀드의 운용 통화를 분석해 보면 미국 달러 79.3%, 유로화 9.2%, 파운드화 3.5%, 스위스 프랑 3.0%일 정도로 미국 달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달러 자산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달러 표시 자산의 투자 용이성과 함께 미국 자금과 미국 운용사들의 높은 비중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헤지펀드, 중위험·중수익으로 이동 = 초기 헤지펀드 시장은 레버리지와 다양한 운용 전략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거액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고수익 추구 전략보다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헤지펀드는 크게 한가지 전략으로 운용되는 싱글 펀드와 여러 싱글펀드로 구성된 재간접펀드 형식의 멀티 펀드로 나뉜다. 싱글펀드는 크게 주식을 사용한 전략(Equity), 이벤트를 사용한 전략(Event Driven), 경제 여건 등 매크로 변수를 사용한 전략(Macro), 자산 간 상대 가치를 사용한 전략(Relative Value)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2002년 40%에 이르렀던 주식 롱숏 전략(long short equity) 비중은 최근 22%로 크게 줄어들었다. 롱숏은 향후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은 사서 보유하고(롱), 동시에 고평가된 주식은 대차 매도(숏)함으로써 양쪽의 가격 차이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투자 전략으로 고위험에 속한다. 대신 그 자리를 주식과 채권, 외환, 상품 등에 다양하게 투자하는 다전략 추구형(multi strategy), 상대가치 차익거래(Relative Value Arbitrage) 등 중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차지하고 있다.

해외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중위험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글로벌 헤지펀드의 중심이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도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를 보고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한 투자자의 위험 성향과 투자 목표, 투자자금 규모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적합한 운용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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