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서민금융]햇살론, 심각한 ‘그늘론’

입력 2012-11-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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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자금줄 이라더니…" 고금리 연체이자에 눈물만 ‘뚝뚝’

서민들의 자금줄이라고 자처하던 햇살론이 일반 신용대출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변동금리인 햇살론은 금리가 떨어지기는 커녕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상호금융권의 역할론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변동금리 햇살론, 1년째 제자리 걸음 = 지난 6월 기준금리 3.25%였을 때와 기준금리 2.75%가 적용되고 있는 현재 11월의 햇살론 금리는 변동이 없었다.

햇살론 금리는 7~10%다. 이는 타 금융권의 신용대출금리가 기준금리 하향에 따라 6%대로 떨어진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6월 기준 7.53% ( 기준금리 3.25%) 였으나 기준금리 이후 시점인 7월 이후 6.71%까지 떨어졌으며 9월 현재 6.94%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 등 상호금융의 일반대출 금리도 6.06%, 신협 신용대출은 6.96%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금융권 신용대출 금리가 6%대로 떨어졌지만 신협이 취급하고 있는 햇살론 금리는 7%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 햇살론 연체이자율 신용대출 수준 = 햇살론은 한달 간 연체할 경우 이자에만 가산금리가 적용 돼 부담이 덜하지만 두달 이상 연체하면 원금에 18% 이상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가령 1000만원을 한달 간 연체했을 경우 (연리 10%일 경우 ) 8만3000원 가량의 기본이자에 18%의 이자율이 적용돼 1만5000원 상당의 연체이자를 내면 된다. 하지만 두달 이상 연체할 경우 원금의 18~25%인 180만~250만원 이상의 연체금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업법에 따라 최고 39%를 적용가능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하기에 신용대출 수준으로 연체이자율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햇살론은 2010년 7월 판매를 개시할 당시 이자율에 대한 상한은 정했지만 연체이자율에 대한 기준은 마련하지 않아 한동안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동안 금융권마다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쉬쉬하며 고금리 연체이자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보증비율 85%에서 95% 올라도 연체이자율은 그대로 = 햇살론 연체이자율도 신협중앙회는 21% 이상 넘는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25%를 넘는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최근 햇살론의 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올리는 대신 대출 이자율은 10∼13%에서 8∼11%로 낮추기로 했다. 이대로라면 연체 이자율 역시 자연스럽게 낮아져야 한다.

신협중앙회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30일 이하 연체 시 6%, 32~90일 7%, 90일 초과시 8%의 연체이자율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즉 연체 이자율은 예전 대출이자율(10~13%)에 초과이자율을 더한 값으로 산정된다.

이와 같은 공식대로라면 원래 이자율이 내려갔기 때문에 연체이자율도 최소 2%포인트 이상 내려가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보증비율 85% 때 상황처럼 연체이자율 18~20%를 그대로 받고 있다.

신협의 한 직원은 “보증비율이 올라갔지만 연체이자율은 그대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직원은 고객이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금융당국 지시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율이 내려갔으면 당연히 연체이자율도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햇살론 연체 이자율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연체율 상승·도덕적 해이 문제 = 지난 9월 말 현재 햇살론 연체율은 9.6%로 지난해 말(4.8%)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위변제율이 15%를 넘는 곳도 생겼다”며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햇살론 연체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금융회사는 부실이 커지고 서민들은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햇살론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금융회사는 보증비율 조정 등을 통해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고 성실 상환 대출자에 대해서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햇살론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과제’보고서에서 “햇살론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은 취급 금융회사나 차주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지속 가능성이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금융회사들은 손실에 대한 보증비율이 높을 수록 엄격한 심사와 사후관리 인센티브가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경제여건 악화로 햇살론 수요가 급증하고 채무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금융회사와 정부의 추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편 지난 2010년 7월 출시된 햇살론은 올해 6월 말 기준 총 23만5000건에 2조1000억원이 대출됐다. 이 가운데 기존 대출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환대출 비중은 1% 수준으로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햇살론 가운데 50.5%는 생계자금, 48.1%는 운영자금 용도로 쓰였다. 햇살론이 추가 자금 대출 용도로 활용되면서 서민계층의 대출 규모를 증가시키는 반면 대출이자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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