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호황' 럭셔리 세상]‘럭셔리 대한민국’… 불황의 무풍지대

입력 2012-11-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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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유아용품 시장 브레이크 없는 질주… 해외 유명브랜드 앞다퉈‘노다지’ 한국 진출

불황에도 무풍지대가 있을까. 있다. 유아용품 시장이다. 소비심리가 아무리 꺾였다 해도 아이들을 위한 한국 가정의 출혈은 멈출지 모른다. 수백만원짜리 유모차, 100만원짜리 패딩, 남성시계 등은 불황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 특히 아동용품 시장은 활황이다. 명품 선호현상이 유아용품으로까지 번졌다. 외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직접 진출은 물론 이들을 겨냥한 한국 기업의 사업도 활발하다.

명품들도 된서리를 맞는 요즘, 불황을 비켜나간 브랜드는 의외로 많다. 시중 백화점에서 캐나다구스나 몽클레르 등의 고가 패딩 점퍼 브랜드는 물량이 없어서 판매하지 못한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겨우 구할 수 있을 정도다.

건강검진철이 되면서 VVIP를 확보하려는 병원이나 호텔들의 럭셔리 검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회원권부터 호텔과 팩키지로 묶어 편안하면서도 정확한 검진을 요구한다.

‘럭셔리’한 제품이 아니면 쳐다보지 않는 대한민국. 아이용품 부터 건강검진까지 럭셔리 대한민국의 실상을 파헤쳐 봤다.

어른용보다 비싼 유아용품

100일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혜연씨는 출산 전 현대백화점 펜디키즈 매장에서 39만원짜리 신생아 원피스를 구입했다. 비싸다고 느꼈지만 출산 후 양가 부모님과 일가친척, 친구들이 아이를 보러 올 때 입히고 싶어 구입을 결심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유·아동품 시장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 아이를 한 명만 낳아 키우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내 아이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20~30대 젊은 부모들의 명품선호 현상이 유아용품으로까지 이어져 이들 상품의 고급화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아동복 매출 신장률은 2010년에는 25%, 2011년은 19%, 2012년에는 10월까지 21%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에 백화점 매출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그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고가의 유아용품 선호도는 부모의 과시욕구로 분석된다. 육아관련 블로그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소비트렌드가 유아용품에까지 번진 것이다. 명품백이나 수입자동차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과시욕이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유모차를 사용하는지, 어떤 유아용 전동차를 사주는지로 이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차주은씨는 “아이용품의 사용기간이 얼마 안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싼 가격을 감수하더라도 다른 아이보다 월등하다는 차별화를 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평소에는 명품 로고가 드러나는 제품을 선호하지 않지만 아이용품의 경우 명품로고가 눈에 띄게 보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가의 유아용품을 선호하는 데는 유명스타들의 영향도 크다. 언론에 스타들의 육아 일상이 노출되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육아용품이 주목받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고소영 유모차로 유명한 ‘오르빗’이다. 배우 고소영이 쓰는 유모차로 한 대에 220만원을 넘는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해당 제품은 순식간에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 됐다. 유모차 뿐만 아니라 보통 가격보다 5배 이상 비싼 기저귀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주목을 받았다.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 규모가 커지다 보니 해외 프리미엄 업체들이 국내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미국 유모차 브랜드 오르빗이 2010년 국내 판매를 시작했고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 스토케는 올해 스토케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 직접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유아용품 브랜드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도 각각 말레이시아 유아동 브랜드 ‘로얄 셀렝고’, 노르웨이의 카시트인 ‘비세이프’를 수입해 판매중이다.

해외 유아용품 수입도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유아용품 수입액은 2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백화점 아동용품 코너에는 대부분 해외브랜드들이 자리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구찌 칠드런’을 오픈, 지난 4월 ‘폴스미스 주니어’를 개점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늘려가는 추세다. 구찌 칠드런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는 구찌 매장 내에 샵인샵 형태로 운영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독립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키즈 등장으로 유아용품에 고급화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젊은 엄마들은 유행이나 정보에 민감해 고가 유아용품 유행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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