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아산상 대상에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영예

입력 2012-11-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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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상에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씨…사회봉사상에 이호택·조명숙 부부

지난 17년간 학교폭력으로 멍든 청소년들의 치유는 물론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제24회 아산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4일 아산재단에 따르면 대상인 ‘아산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억 원이 주어진다.

청예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정부와 시민에게 알리고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해 1995년 11월 설립된 비영리공익법인(NGO)이다.

‘청소년 꿈과 희망의 징검다리’라고도 불리며 1995년 6월 학교폭력의 피해로 16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외아들을 기리며, 그 아버지(김종기 이사장)가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이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청예단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피해 청소년의 상담과 법률·의료·경호 등의 지원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해 청소년은 물론 관련 교사, 학부모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전문 상담원을 통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 지원, 해결방법 조언, 화해·조정·개입 등 2011년까지 총 26만 건의 상담을 통해 청소년 인권문제 특히 학교폭력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225만 명을 교육하고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상담사 등 4600여 명을 교육시켰으며 ‘청소년지킴이운동’ 등 570여 차례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개최했다.

“상담은 생명을 구하는 일입니다.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면 꽃 같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사회에 학교폭력 사례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피해 학생들은 물론 가해 학생들까지 혹시라도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17년을 달려온 김종기 청예단 이사장은 아산상 대상 수상이 확정되자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의료봉사상에는 의사로서 보장된 삶을 마다하고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지난 20여 년간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온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78)씨가 선정됐다.

유능한 외과의사로 살던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 교통사고 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49세 되던 1982년, 네팔로 떠나면서 의료봉사의 첫발을 내디뎠다.

의료봉사를 하면서 그는 네팔의 거지와 행려자들로부터 ‘다주’로 불렸다. 네팔어 ‘다주’는 ‘형님’을 뜻하는데 단순한 형이 아니라 존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팔에서는 힘든 병원 근무를 하면서도 한두 달에 한 번은 장거리 이동진료를 다녀왔다. 하루에 갈 수 있는 곳이라면 환자들도 비교적 쉽게 병원을 찾아올 수 있으므로 적어도 하룻밤을 자면서 가거나 아니면 15시간가량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오지를 찾아 매번 200명 이상을 진료했다.

그는 “사람인지라 이런 곳을 다녀오면 너무 힘이 들어서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진료시기를 놓쳐서 목숨까지 잃는 일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또 다시 험한 길에 오르고 만다”고 말한다.

네팔에서 4년, 방글라데시에서 4년, 스리랑카에서 4년, 그리고 다시 네팔에서 4년, 주변의 간곡한 요청으로 1999년 국내로 돌아와 3년 동안 경북 안동성소병원 원장을 마치자마자 다시 2002년 7월 에티오피아로 떠나 7년 동안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2010년 10월 아내와 함께 다시 네팔로 떠나 78세인 그는 지금 네팔에서 세 번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사회봉사상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체류한 외국인 난민과 탈북자를 돕는 ‘피난처’를 세우고 이들의 인권보호 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이호택(52)·조명숙(42) 부부가 선정됐다.

난민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2012년 8월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4700여 명의 난민들이 자유와 보호를 얻기 위해 난민 신청을 한 상태다.

난민들은 미얀마와 나이지리아, 콩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 그리고 이란 등 세계 각국의 독재·분쟁 국가에서 박해와 억압을 피해 우리나라에 왔다.

우리나라에 온 난민 신청자들은 당국으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기까지 정식 취업을 할 수 없다. 소득이 없는 난민들에게는 당연히 집도 없다. 이호택·조명숙 부부는 1993년부터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면서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 그리고 같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한 남편 이호택 씨는 전공인 노동법을 살려 시민종합법률상담소에서 일하다가 1994년 외국인노동자 지원 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하면서 난민들과 인연을 맺었다.

아내 조명숙 씨는 단국대 한문교육과에 다니던 1993년부터 파키스탄 등에서 온 노동자들을 돕는 활동을 하다가 이듬해 외국인노동자 지원 단체에서 일하면서 남편을 만났다.

1999년 외국인 난민과 북한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피난처’(서울 동작구 상도동)를 설립한 부부는 남편이 대표를 맡고 있고 아내는 2003년 탈북청소년을 위한 야간학교인 ‘자유터학교’를 피난처 안에 만들어 2010년까지 교장으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설립하는데 기여한 아내는 지금까지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피난처’는 외국인 난민들이 법무부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소송 지원 등 법률상담을 해주고, 임시 공동숙소를 제공하는 한편 생필품과 병원치료 등을 지원한다. 또 해외 난민촌 방문 조사와 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을 느끼지만 사회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해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는 이들 부부는 아산상 상금을 난민들을 위한 숙소를 얻는 데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 △복지실천상에 선천성 지체1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한승완(35) 대전 행복원 사무국장 등 5명, △자원봉사상에는 지난 2006년부터 노숙자와 소외계층 무료급식과 노숙자 주거지원에 헌신한 ‘신빈회’ 등 5개 단체(개인 포함)가 각각 선정됐다.

또 △청년봉사상에 지난 8년간 병원에서 투병중인 어린이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미술, 과학 등 학습봉사와 놀이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대학생 연합동아리인 ‘키즈 유나이티드’ 등 5개 단체가 △재능나눔상에는 중증장애인 35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지휘자로 총 340여 차례 공연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는 박제응(48)씨 등 3명이 수상한다.

특히 △효행가족상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치성 희귀질환을 가진 아들과 함께 철인 3종 경기에 함께 참여해 우리사회에 가족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훈(37)씨 등 2명이, △다문화가정상에는 베트남 결혼이민자로 남편과 시부모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한국 생활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다문화가족을 위해 이중언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민정(25)씨 등 3명이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5월부터 300여 명의 후보자를 추천받아 예비심사, 서류심사, 현지실태조사, 본심사와 아산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1층 강당에서 제24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대상인 아산상을 비롯해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청년봉사상, 재능나눔상, 효행가족상, 다문화가정상 총 9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한다.

대상인 아산상 수상 단체에는 상패와 상금 2억 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억 원 등 26명(단체 포함)의 수상자에게 총 6억3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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