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기술유출 공방 점입가경

삼성 가처분 신청에 LGD “흠집내기용”맞불 특허소송 및 명예훼손 손배청구 가능성 제기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유출 재판과 별도로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 양사의 OLED 기술유출 공방이 재점화됐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가 WRGB방식으로 생산한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55인치 OLED TV. 사진=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LGD)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유출을 둘러싼 공방이 삼성의 가처분 신청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의 가처분 신청에 LGD가 “경쟁사 흠집내기용에 불과한 처사”라며 불만을 표시해 OLED 기술을 둘러싼 양사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양사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D의 OLED 핵심기술 유출과 관련, 21종의 각종 기록과 18종의 세부 기술에 대한 영업비밀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신청서에 기재한 기록과 기술을 LG디스플레이가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 공개할 경우 한 건 당 10억원씩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유사사례 재발방지와 적법한 보상을 받기 위해 예정됐던 법적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OLED 기술은 체계적인 기술개발의 결정체로 삼성은 지난 10여년간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D는 삼성의 가처분 신청에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가처분신청까지 한 것은 경쟁사 흠집내기용에 불과하며, 법률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LGD는 지난 5일 배포한 입장자료를 통해 “LGD의 WRGB OLED 기술은 알려진 바대로 경쟁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며 “삼성측의 기술이 필요도 없고 사용할 일도 없기 때문에 조직적·계획적 기술유출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LGD는 삼성측이 최근 독일에서 열린 ‘IFA 2012’ 전시과정에서 OLED TV를 분실한 것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자 이에 편승하려는 치졸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측이 자사의 OLED 기술력이 열세에 있고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기술을 도용했다고 하는 것은 LGD 기술력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처럼 경쟁사에 대한 모욕이 지속도면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기술유출공방은 특허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진행중인 공판에서 LG가 무죄로 입증될 경우 명예훼손에 따른 대규모 손해배상청구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OLED 기술을 두고 양사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PDP·LCD TV에 이은 차세대 TV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고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른 발광다이오드를 사용, 화질이 뛰어나고 전력효율도 좋아 ‘꿈의 디스플레이’로 평가된다.

이에 양사는 ‘IFA 2012’에서 55인치 대형 OLED TV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연내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는 등 차기 TV시장 선점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월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전 직원과 LG디스플레이 임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 수원지법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