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稅상속으로] 국세청 ‘사무관’

입력 2012-08-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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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14일부터 17일까지 고참 6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관 승진후보자에 대한 ‘역량평가’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키로 했다.

국세청이 지난 2009년부터 도입·시행하고 있는 역량평가제도는 기존의 심사제가 갖고 있는 한계를 보완하고,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국세청은 올해 역량평가를 통해 약 140명에 달하는 6급 직원을 사무관으로 승진 내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122명)와 비교할 때 무려 18명이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무관 승진후보군에 포함된 고참 6급 직원들은 사무관 승진에 사활을 걸고, 여름휴가 기간을 활용해 피서 아닌 피서를 도서관 등에서 보내고 있다.

7, 9급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한 공직자들에게 있어 사무관 승진은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세청의 경우 타 부처와 달리 승진 소요 연한이 긴 점을 감안할 때 (국세청) 사무관 승진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 보다 더 힘든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6급 직원들에게 있어 사무관 승진은 자부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국세청은 여느 인사와 달리 유독 사무관 승진내정 후 습관처럼 뒷말이 무성해 왔다.

물론 뒷말의 이면에는 대부분 승진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악성 루머를 만들고 또 다른 사람들이 이를 확대·재생산한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루머 자체를 전면 부정할 수는 없다.

일부 몰지각한 직원들은 아직도 정당한 방법이 아닌 뒷배경을 동원해 인사권자에게 간접적으로 승진 청탁을 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해 사무관 승진내정 후 이현동 국세청장은 주간업무 회의에서 “승진 가시권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다른 루트를 통해 인사를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검증을 더 철저히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직자들에게 있어 승진은 최고의 낙(樂)이다. 그러나 정당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행태는 반드시 근절돼야만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세금을 다루는 국세청의 경우에는 더욱 더 그렇다 할 것이다. 부정한 방법을 통해 승진 대열에 오른 이는 아마도 일반 승진자들과 달리 국민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알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과거와 달리 우려 그 자체로 머무를 것이다. 폭염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경쟁을 위해 도서관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사무관 승진은 (승진의) 당락 여부를 떠나 정당한 방법으로 승부할 수 있는 국세청 사무관 역량평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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