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여성파워] 금융권 女직원들, 여전히 ‘유리천장’ 안에 갇혀있다

입력 2012-08-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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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80%, 영업ㆍ경영지원 등 후선업무 배치 금융권 여직원 40대 비중 20%…男 대비 1/4

#김선정(가명, 34세)는 대형 증권사 경영지원부서에서 대리직을 맡고 있다. 입사 동기들은 자기자본(PI), 위험(리스크)관리 등 핵심부서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녀는 7년째 희망부서(투자은행)와는 다른 영업점과 경영지원부서만을 맴돌고 있다. 최근 자녀를 출산한 김 대리는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연말에 있을 인사이동에서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우먼파워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직원들은 여전히 ‘유리천장’에 갇혀있다. 입사 후 결혼 발표라도 하면 천장의 두께는 더 두꺼워진다. 심지어 김 대리처럼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여성들은 승진, 인사에서 더 불이익을 받는다. 실제 대졸 여직원 80%는 영업이나 경영지원 등 후선 지원에 배치된다. IB, 자산관리 등 주요직에 배치된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금융권 여직원 10명중 8명은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에 결국 회사를 떠난다.

◇비정규직 고용, 男 < 女

금융권이 타 업권에 비해 비교적 남녀차별이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증권, 은행, 보험업권에 종사하는 여직원들은 고용형태, 업무배치 등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작성한 ‘2011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여성고용 비중은 41.2%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계(52.2%) 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채용된 대부분의 여직원들은 후선 업무에 배치된다. 대졸 이상 여성 인력 중 절반이 넘는 51.7%가 창구 등 영업 부문에, 26.9%는 경영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반면 연금(0.2%) 자금조달(0.6%) 투자은행(0.9%) 자산관리(1.5%) 위험관리(1.7%) 등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는 직무에서 일하는 비중은 2%도 채 되지 않는다.

남성과 비교했을 때 영업(29.9%), 경영지원(26.6%) 등 후선 업무 비중은 더 높고 연금(0.4%), IB(3.6%), 준법감시(0.8%) 등 주요직비중은 더 낮다. 여성(85.1%)의 정규직 비중이 남성(89.7%) 보다 낮은 이유기도 하다.

이상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개인고객을 접하는 창구영업에 주로 비정규직 여성을 고용하는 금융사들의 관행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라고 전했다.

◇30대부터 남녀 불균형 극심

인사에서 밀려나거나 승진에 불이익을 받은 여직원들은 결국 회사를 옮기고 만다. 동일 직장에서 5년이상 일하는 여직원은 44.1%에 불과하다. 10년이상 근무한 여성도 34.7%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남성은 대부분(55.8%)이 10년 이상 한 직장에서 일한다.

이리 저리 회사를 옮기다가 결국 여직원들은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에 회사를 떠난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여직원 10명 중 8명 이상(82.3%)이 30대 이하다. 40대 비중은 15.3%, 50대 이상은 2.5% 뿐이다. 남성의 경우 30~40대가 주축(76.5%)을 이루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40대 이후 금융권 종사자의 남녀불균형은 더 극심해 진다. 20대는 여성 비중이 69.4%로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30대에는 49.5%로 남성과 비슷한 비중을 보이다 40대에는 20.4%로 뚝 떨어진다.

. 이후 50대가 넘어서면 그 비중은 10명 중 1명 꼴(11.8%)로 더 급감한다.

이 연구원은 “창구 영업의 경우 나이 많은 인력을 배치하기 쉽지 않은 데다 여성의 취업 포기도 늘면서 40대 이후 여성 비중이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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