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유출된 기술·인재 어디로 가나 했더니…

입력 2012-07-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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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대만, 쫓겨난 日 기술자 적극 영입

국경을 초월한 기업간 특허권 분쟁이 잇따르면서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무대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일본은 한국·대만·중국으로 빠져나가는 대규모 기술·인재 유출에 경각심을 강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같은 계열의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에서 일본 기술과 인재들이 동북아시아의 주요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자국 시장의 위축 가능성에 경종을 울렸다.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중국 한국 대만 기업들은 일본 기술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국내 사업 축소로 감원 폭풍이 거세지면서 일터에서 쫓겨난 기술자들을 영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확보와 실력 발휘를 희망하는 기술자들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면서 일본은 인재와 기술력을 동시에 해외로 유출시키는 낭패를 보고 있다.

1995년 특허를 획득한 산화물 반도체 ‘IGZO(이그조)’의 경우, 개발자인 도쿄공업대학의 호소노 히데오 교수가 지난해 삼성에 기술을 공여했다.

IGZO는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절전을 실현하는 전극 재료로 순수한 일본 자본과 기술력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IGZO는 당초 샤프와 캐논이 특허 라이선스를 얻어 일본에서 대량 생산될 뻔 했으나 금융위기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여럭이 있는 삼성 차지가 됐다.

호소노 교수는 “처음에는 일본 기업에 기술을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기술을 일본에만 가두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술은 사용되어야만 의미가 있는데 일본 기업은 기술을 살릴 만한 여력이 없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반면 자칭 ‘퍼스트 팔로워’인 삼성은 일본 등지에서 무서운 기세로 기술과 인재를 집어삼켰다. ‘기술은 모아 두면 언젠가 쓸 데가 있다’는 것이 삼성의 지적재산권 전략.

일각에서는 삼성에 대해 기초 연구 기반이 약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은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은 신속한 결단력으로 전세계에 자사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능력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전세계가 공유한다는 것에 긍지를 갖는 엔지니어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간사이사립대학 측은 올봄 삼성전자의 요코하마연구소로부터 특허 라이선스를 받을 만한 연구 성과가 있느냐는 메일을 받았다며 “지적재산권 전략을 가다듬지 않으면 일본 기업은 연구자들을 기를 만한 이익을 낼 수 없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자성체를 사용한 반도체 소자 연구로 노벨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는 도호쿠대학의 오노 히데오 교수는 “필요한 것은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며 “이것이 불가능하면 인재 유출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과거 반도체와 LCD 패널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한국 중국 대만에 패한 것은 경영진의 판단 오류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경영진에게 기술 트렌드를 판단할 능력이 없어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

이로 인해 현장 기술자들은 자신의 기술력에 대한 보답을 받지 못했고, 이것이 해외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아시아의 경쟁 기업으로 빠져나간 기술자들을 배신자라고 비난하기보다는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외국인 기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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