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스마트생태계 상생의 해법 마련을

입력 2012-07-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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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석 온라인뉴스부장

대한민국은 전국 방방곡곡에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며 인터넷강국으로 앞서가는 듯 했다. 세계 최고의 속도와 품질을 뽐내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했다. UN으로부터 전자정부 세계1위란 평가를 두 차례나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1월 미국 유럽보다 2년 반 가량 늦게 국내에 진입한 애플 아이폰은 인터넷강국이란 자부심을 일거에 허물어뜨렸다.

선진국 주요기업들은 아이폰과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천후 모바일업무환경을 구축하며 앞서 나갔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수십만개의 앱(스마트폰용 프로그램)들이 유통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탄생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결합된 스마트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됐으나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성공신화에 매몰된 채 혁신의 흐름에 뒤처지고 말았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고가의 콘텐츠 유통을 위한 무선서비스를 유지해 왔을 뿐 스마트생태계 조성에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은 여전히 유선망 중심의 인터넷환경을 안주하면서 ‘디지털 갈라파고스’란 오명을 듣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성사된 아이폰의 국내 진입은 인터넷 속도보다 유무선 통합 환경이 경쟁력의 핵심임을 깨닫게 했다. 유선 중심으로 급성장한 국내 인터넷산업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영토를 넓힌 인터넷의 다양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접한 국내 통신소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변화의 바람도 거셌다.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아이폰 돌풍에 맞서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폰을 잇따라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통사들은 휴대폰제조사들의 스마트폰 출시경쟁에 발맞춰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 등 고객잡기에 나섰다. 포털업계도 애플과 구글이 만들어놓은 모바일생태계 안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광고시장을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교육 문화 뉴스 음악 등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창조했다. 마침내 한국에서도 스마트생태계가 탄생한 것이다.

최근 국내 스마트생태계 참여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에게 과도한 데이터 사용 차단 등 통제권한을 허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포털 소비자단체 정치권 등은 통신사를 위한 편파적인 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신사들도 서비스 제한을 하기에는 제약이 너무 많다면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앱 전문 벤처업계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글로벌벤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인터넷 전화서비스 다이얼패드가 통신사들의 견제와 정부의 규제로 퇴출당한 뒤 후발주자였던 룩셈부르크의 스카이프가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글로벌 인터넷전화시장을 장악했던 사례까지 내걸었다.

이동통신업계의 미래는 매우 어두워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음성통화의 종말을 예상했다. 전화번호 없이 아이디만으로 인터넷전화가 가능한 시대에 이미 진입했다는 경고다. 만약 페이스북이 9억명에 달하는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에 이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한다면 글로벌 통신업계의 위기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구글은 이미 미국에서 구글보이스를 통해 저가의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통신업계가 종량제 방식의 데이터요금제 도입을 관련당국에 건의한 것도 음성통화에서 데이터로 통신산업 자체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통신산업은 무선인터넷을 중심으로 발전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 후진국들은 투자부담으로 유선망 투자를 건너뛴 채 무선 인터넷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 지역은 스마트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무선인터넷망을 유지하는 통신업계와 글로벌경쟁력을 지닌 모바일벤처 간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데이터폭증에 대한 고통분담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이뤄진 정책대응도 면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무료와이파이 존의 확대, 사장위기에 놓인 와이브로 재활용 등으로 데이터 폭증을 완화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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