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격 금리인하 왜?

입력 2012-07-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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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가계부채 대응 최후 카드 꺼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꺾고 13개월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대내외적 경기악화와 이에 따른 시장의 강한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은의 이번 인하결정에 따라 야기될 물가불안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부담은 더 큰 과제로 남게 됐다. 또한 그간 한은이 추진해온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버렸다는 비난과 함께 시장에서는 뒤늦은 대응에 따른 제2의 실기론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인하결정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에 유럽과 중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단행, 미국의 경기부진에 따른 3차양적완화(QE3) 가능성 증가가 대외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내적으로는 5월 수출 규모가 전년 동월보다 0.6% 감소하는 등 수출경기의 둔화세도 인하요인 중 하나.

때문에 날로 악화하는 대외 경제가 우리 금융·실물경기에 끼치는 영향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의지가 금리인하를 결정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인하 결정은 그동안 금통위의 발목을 잡았던 물가 상승률이 도왔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4개월 연속 2%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때문에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6월엔 3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1%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대해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의 정책금리 유지는 적절하다고 평가한)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내용이 있으니 그런 점 등을 감안해 금융통화위원회가 현명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지만 열석발언권을 가진 신제윤 제1차관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금통위의 인하결정을 막지 못했다.

한은의 결정은 경기 부양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과 기준금리는 금융당국이 쥔 마지막 카드로 한은이 경제에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정부가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 집행했고 지난달 말 발표한 8조5000억원 규모의 부양책도 규모가 작아 경기회복의 계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해 경기 활성화를 선택하면서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불안과 연체율 증가로 전이된 가계부채 문제를 외면했다는 비난은 면치 못하게 됐다.

실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월 3.9%, 4월 3.8%, 5월과 6월 모두 3.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 때문에 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은행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0.97%로 5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경기둔화에 대한 외부적 요인이 강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허물고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뒤따를 실효성 논란도 한은의 짐이 됐다.

특히 앞서 중국 중앙은행의 두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시장에서 경기둔화 심각성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향후 한은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 시장에서는 한은의 뒤늦은 금리 인하 탓에 선제적 대응이 요원했다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때문에 한발 늦은 인하결정에 따라 시장의 실효성이 반감될 경우 이번 인하결정 또한 또 다른 실기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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