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금융 CEO들의 '특별한 여름이야기'

입력 2012-07-11 13:53 수정 2012-07-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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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영대학원에서는 휴가를 기업의 위기관리 차원에서 접근한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창조적인 휴가가 경영의 화두로 등장했다.

참 휴가는 버리는 것이다. 담겨져 있던 것을 버릴 때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생긴다. 때문에 CEO에게 휴가는 또 다른 경영현장이다. 휴식을 취하며 영감을 얻고, 추억을 회상하고, 사업을 구상한다. CEO들에게 피서지에서 생긴일을 들어봤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결혼 후 첫 경주로의 여행 돈 떨어져 쩔쩔

“산과 바다가 가까이 있고 옛스러운 멋까지 갖춘 아름다운 도시.”

강만수 회장은 기억에 남는 피서지를 경주로 꼽으며 이 같이 표현했다.

학창시절 수행여행지로 유명한‘국민 여행지’는 강 회장에게 신혼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강 회장은 신라와 통일신라의 찬란한 역사가 펼쳐지는 경주에서 결혼 후 첫 유가를 보냈다. 신혼시절 휴가지로 다소 쌩뚱맞기도 하지만 강 회장은 사랑하는 아내를 벗 삼아 천년 유적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강 회장은 특별히 인심 좋은 민박집 주인이 지금도 생각난다. 차도 신용카드도 없던 시절, 여행경비가 바닥나 쩔쩔매는 상황에서 무작정 찾아간 민박집 주인은 선뜻 숙식을 제공해줬다.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이 직접 찍은 비오는 밴쿠버 시내 풍경(사진=정태영 트위터)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비 오는 날 밴쿠버 호텔서 헤드폰 분해하다

정태영 사장에게 휴가는 영감을 얻는 시간이다. 정 사장은 7월 첫 주 휴가를 떠났다. 정 사장의 가장 중요한 대화수단은 트위터다. 홍보실 조차도 트위터를 통해 사장님이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 사장은 휴가지 소식도 트위터를 통해 전한다. 얼리어탭터인 정 사장은 비오는 날 캐나다 밴쿠버 호텔방에서 헤드폰을 분해하고 분석했다는 것과 밴쿠버 시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정 사장은 평소에도 ‘생각하는 힘’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그의 트위터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일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잘 하겠다는 욕심은 좋은 것이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그런 의욕은 당연한 기본일 뿐이다. 세상도 그리 만만치 않다. 의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을 구성해 나갈지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런 휴가와 해외출장 등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어온다고. 그는 해외에서 유명한 기계를 공수해 오기도 한다.

현대카드 1층 로비를 돌아다니는 춤추는 로봇은 물론, 복도가 전시관을 방불케하는 듯한 로비 복도, 고급레스토랑 등 부럽지 않을 직원 식당 등은 모두 정 사장의 아이디어다.

◇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2008년 쓰촨성 지진때 학교 찾아 아이들과 함께

우리아비바생명 김희태 대표는 지난 2008년 특별한 휴가를 보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으로 김 대표가 재직하던 시절 쓰촨성 지진 후 폐허가 된 학교를 방문해 학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그는 “직접 가서 보고 돕는 것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작지만 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두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며”며 “참혹한 피해현장 속에서도 티없이 맑게 웃던 아이들의 미소는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회상했다.

그 시간은 휴가를 넘어 김 대표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가장 크고 값진 경험 중의 하나였다는 것.

절방에 빠진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아이들에게 짧지만 행복한 기억을 심어주었다는 것으로 어떤 때보다 기쁜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는 김 대표는 이 활동으로 인해 중국 정부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단다.

▲삼성생명 박근희 사장이 포도농사 일손돕기에 나섰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임직원과 농촌 마을 찾아 일손 돕기 구슬땀

해외 봉사형이 있다면 국내 봉사형이 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일단 임직원들과 농어촌 마을에서 휴식 아닌 휴식기를 보냈다.

임직원 30여명과 경기도 가평균 별바라기 마을을 찾아 포도순따기를 하며 일손돕기에 나섰다. 사장이 나선 일손돕기인지라 통도 크다.

지역특성에 맞는 농촌체험캠프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 공동시설을 보수해주기도 한다. 이뿐 아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시원한 여름나기를 위해 냉·난방기 및 노래방 기계 등을 선물했다.

이날 삼성생명 임직원을 맞이한 별바라기 마을의 지옥남 이장(男, 59세)은 "포도순따기는 한 해 포도 작황을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일손이 부족한 시기에 많은 임직원들이 찾아줘 감사하다" 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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