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3重苦]'일자리 미끼 돈 갈취' 사기 기승

입력 2012-06-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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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빠져 생활비 날리고 SNS 통해 물품구매 강요해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취직을 미끼로 돈을 뜯어 내는 악성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사람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절박함 속에서 한줄기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 절박한 마음이 사기꾼들에게는 좋은 사냥감이다. 청년실업자와 실직자 등의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취직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악성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취업사기의 수법은 다양하다. 지하철 전단지를 통한 다단계 사기부터 최근에는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SNS를 통해 별다른 친분이 없는 사람에게 유인 거액을 뜯어내거나 취업을 미끼로 대출을 받게 하는 등의 형태도 나타났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 행세를 하는 등 유형도 여전하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구직자 열명 중 두명 꼴로 취업사기 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지난 1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5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구직자의 22.3%가 올 상반기 구직활동 중 취업사기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한모(49)씨는 지하철에서 주운 전단지에 적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 안정적 수입’이라는 문장을 보고 전화했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다. 무엇에 홀린 듯 실직 후 생활비 용도로 저금해 둔 1000만원을 한 달 만에 날렸다.

한 씨는 “평소 다단계니 피라미드니 하는 얘기를 들을 때 왜 저런 조잡한 수법에 넘어가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막상 내가 당하니 황당하고 후회가 된다”며 “일을 그만둔 후 미래에 대한 걱정이 판단력을 흐리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시의 구모(51)씨는 지인을 통해 사기를 당하게 됐다. 지인의 설명은 그럴듯했다. 획기적인 기술의 자동차 연료저감장치가 있는데 유류업계의 로비로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구씨는 자비를 털어 대리점을 열었고 결과적으로 물품구매비 수백만원을 날렸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가 많았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SNS를 통해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를 유인해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수법이다. 취업사이트에 게재된 채용공고를 보고 전화하면 “신용보증료 수백만원을 내라”고 요구한 경우도 있다.

권력을 가진 인물인 것처럼 행세하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하다. 지난해 7월 부산 모 구청의 환경미화원 김모(49) 씨는 구직자들에게 “구청 윗사람에게 청탁해 환경미화원으로 취직시켜 줄 수 있다”며 총 1억5000만원의 돈을 뜯어냈다. 올 4월에는 대기업 노조 간부와 친분을 내세워 구직자들에게 소개비를 뜯어낸 정모(61)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취업사기 피해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스스로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평생 직업·고소득 보장 등 과장된 문구를 의심하고 기업정보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며 “채용을 너무 자주 진행하거나 돈을 요구하거나 무조건 방문하라는 등의 태도를 보이면 사기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취업사기를 당했으면 노동부의 고용안정센터(1588-1919)에 도움을 청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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