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구조조정 회오리]벼랑 끝에 선 ‘한국의 월가’…여의도는 지금 지각변동 중

입력 2012-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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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기 침체·과당 경쟁…존폐 기로의 증권·자산 운용사

“올해와 같은 불황은 제가 증권업에 몸을 담은 지 20년 중 가장 최악인 것 같다.”-A증권사 임원

“현재와 같은 불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몇몇 대형사를 빼고 대부분 중소형 운용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B자산운용사 팀장

증시거래대금 감소와 수수료 인하, 과당경쟁,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악재로 최악의 수익 부진을 겪고 있는 금융투자업계가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려 있다.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몇몇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인수·합병(M&A) 소문이 나돌고 있다.

현재 증권사 3~4개와 자산운용사 10여개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직원들은 구조조정 불안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삼성증권부터 시작된 증권사 구조조정은 올 들어 더 거세지면서 증권맨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증권사들은 자산운용사들에 비하면 숨통이 조금 트인 느낌이다. 투자자들의 펀드시장 외면과 300여개에 달하는 자산운용사와 자문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올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사인 미래에셋맵스운용과 합병을 시작으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M&A를 통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침체와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증권가에 구조조정이라는 검은 그림자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은 금융투자사들이 몰려있는 여의도의 야경.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금융투자업계 불황이 지속된다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이번 구조조정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거셀 가능성이 높다”며 “차장·부장급 대상 명예퇴직이 받는 증권사들이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융 감독당국도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 M&A나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대거 금융감독원이 정기 종합검사를 시행할 예정인데 그 어느 때보다 강도가 높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 감독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구조조정을 유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감독 당국의 시장 개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과당경쟁으로 쉽게 시장 자율로 구조조정을 하기에는 이미 그 선을 넘어섰다며 감독 당국의 시장개입이 이뤄져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경우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율적 구조조정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 감독당국이 추진한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난립해 과당경쟁이 이뤄진 만큼 정부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불만 목소리도 높다. 특히 금융 감독당국의 지나친 규제와 무부별한 라이센스 남발이 금융투자업계가 출혈경쟁을 일으켜 수익악화의 주범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해외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곧 국내 사업부문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펼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사도 자문사들의 거센 돌풍과 투자자 외면에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질 경우 마땅한 인수 주체를 찾지 못해 과당경쟁 심화로 업계 전체가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업계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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