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어게인 노무현’ 내걸고 대선 출마

입력 2012-06-18 23:35 수정 2012-06-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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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대기업 본사 지방이전’ & ‘서울대 학부 폐지’

민주통합당 조경태 의원이 ‘어게인 노무현’이란 기치를 내걸고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다시 한 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조 의원과 노 전 대통령은 1988년에 첫 만남이 이뤄졌다. 부산대 3학년이었던 조 의원이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노무현 후보를 위한 대학생 불법선거감시단원으로 활동하면서다. 인간적인 교류는 없었지만 옆에서 노 전 대통령을 봤다.

정치적으로 만난 것은 8년 뒤에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다. 28살이었던 조 의원이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어 1999년에 노 전 대통령의 종로 국회의원이었을 때 비서관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옆에서 지켜 본 노 전 대통령의 이념에 따라 정치를 실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배경은 무엇인가.

△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하는 데 지금의 정치는 절망을 주고 또 실망을 주고 있다. 19대 국회가 개원을 해야 함에도 여야가 자신들의 작은 이해관계, 이익을 좇아서 개원도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금 각 대선 주자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국회가 어떻게 됐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 자신들의 권력추구에만 혈안이 돼 있는 듯한 것이 대한민국 현실의 정치다.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가 산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40대의 젊은 힘으로 나라를 구해보자는 취지로 출마하게 됐다.

- 정치는 세력도 필요하다. 특히 대선에서 필승하려면 세력 규합이 필수일 텐데, 40대 라는 나이에는 아직 힘이 미력한 것은 아닌가.

△ 지난 1969~1970년에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등이 ‘40대 기수론’을 주장했다. 그 때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통령은 아무런 세가 없었다. 신민당 대표였던 유진산 총재는 구상유취(口尙乳臭 :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라고 할 정도로 40대 기수론을 폄하했다.

하지만 1970년 김대중 대통령이 신민당 대선 후보가 돼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 야당을 대표해서 출마했다. 비록 대통령은 되지 못했지만,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는 성공했다. 당내 기반이라든지 세력은 아주 미미했다.

마찬가지로 저 역시 당내 세력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고 가겠다. 대통령 선거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경선이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 ‘대기업 본사의 지방이전’이 국가균형발전의 화룡점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나라는 서울공화국이다. 부산이나 광주, 대전처럼 지방경제는 거의 고사 직전이다. 다른 지방 도시들이 다 고사한다면 서울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균형 발전은 필연적인, 필수적인 조건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보더라도 지방도시가 강하고 발전돼 있는 나라일수록 부강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여기서 발전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 중단 없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도 서울이나, 서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지방도시가 탄생해야 한다.

- 대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을 추진할 때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유인책을 계획하고 있는가.

△ 광주나 대전, 부산 등 지방도시에 살면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서울에 살아야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생활여건, 구체적으로 문화적인 수준차이를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는 직접세보다 간접세 비율이 훨씬 높다. 담배 한 갑 살 때 붙는 세금이나 소주 한 병 살 때 붙는 세금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똑같다. 그런데 왜 이런 차별현상이 나타날까. 문화적인 수준차이를 최소한 서울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대기업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할 때 정부차원에서 세재 혜택이나 여러 가지 필요한 조치를 배려해 줘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 오너의 마인드’다.

- 어떤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보는가.

△ 광주에는 기아자동차 본사가 내려가면 좋다. 대전에는 한화의 본사가 내려가면 좋다. 본사가 있으면 자금이 모이게 돼 있다. 자금이 모이면 세금을 많이 낸다. 대기업 본사를 지방에 유치하면 지방경제 활성화를 불러일으킨다. 대기업 본사가 지방으로 가는 것은 서울을 축소지향적으로 가거나, 하향평준화하자는 게 아니다. 다 같이 잘 살자는 의미다. 상향평준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 대선 공약 중 경제 이외에 서울대 학부 폐지를 제1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그 공약은 어떻게 실천하실 계획인가.

△ 공약 1호가 서울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는 학벌중심의 사회, 1등만 기억하는 사회를 개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학부제를 폐지하고 연구중심의 대학, 대학원 중심의 대학으로 키워야 한다. 대신에 지방의 국립대를 비롯한 지방대학의 수준을 높여 지방의 인재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 인재를 육성시키고 지방에 본사가 있으면서 일자리가 있으면 지방도시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대 학부제 폐지의 원래 취지는 학벌보다는 능력과 실력을 보자는 것이다.

- 28세 때 정치인으로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처음에는 박사 논문을 쓰고 학자의 길을 가려고 했다. 95년 10월 쯤 대학 강사를 할 때 부산에 있는 구포시장을 지나서 강의하려 부산정보대학을 갔다. 구청에서 노점상 단속을 했다.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 쳐다봤더니, 어르신들이 저항을 하면서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 70대 되신 어르신께서 아무 저항도 못하시고 눈물만 흘리셨다.

내가 너무 무기력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힘없는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가 돼보자고 생각했다. 96년도에 정치인들은 욕 많이 얻어먹었는데 직접 주체가 돼 썩은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정치인이 되자고 결심했다. 결국 28살에 겁 없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 당시 홍보물에 웃통을 벗은 모습을 담아서 만들었는데 무슨 이유가 있나.

△ 아내의 아이디어였다. 그만큼 열정을 담았던 것이다. 거짓 없는 정치, 깨끗한 정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였다. 그 때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직선거에 넣어도 되는지 말아야 되는 판단하려고 심의를 했다.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상반신 누드 홍보물을 만들었다.

-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 기성정치인에게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였다. 부산에는 김영삼 대통령 때 실세 의원이 출마했다. 그 분이 전국 최다 득표를 노리겠다면서 나왔다. 28살 때 출마한 이유는 그 분의 최다득표를 저지하려는 의도였다. 결국 최다 득표는 저지했다. 그 분은 전국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최다득표를 얻지 못했다.

- 대선 출마 선언문에 “마이너가 메이저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 학력차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고졸이더라도 장관이 되는 획기적인 인사정책을 펴 나가겠다.

이를테면 2010년 서울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문양을 공고했다. 외국에서 유명한 디자이너, 서울대 등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디자이너가 응모했다. 정작 청사초롱 문양이 대상을 받았는데, 부산에 있는 전문대 2년제 학생이었다.

이처럼 학력만이 아니라 다양한 능력이나 자질을 입체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고졸이더라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 민주당 내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후보 등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들 후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 손학규 전 대표는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안정감이 있다. 단점은 새누리당에서 넘어오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신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다.

문재인 의원은 잘 웃고, 참여정부 때 국정운영에 깊이 참여한 경험이 있다. 단점은 노 전 대통령 때 정치하자고 했을 때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인기가 올라가니까, 정치를 하게 된 수수께끼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 것인가. 역시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두관 지사는 마을 이장 출신으로 군수도 되고 장관도, 도지사도 되면서 기득권을 경험했다. 경남 도지사로서 도정도 잘 살피고 있다. 단점은 민주당의 옷에 맞는가하는 부분이다. 김 지사는 공교롭게도 기초단체장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옷을 바꿔 입는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픈 부분이긴 하지만 경남도민 70%가 지사직을 그만두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과연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 반대의 역풍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세 후보 다 신뢰의 정치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은?

△ 1988년 대학 3학년 때였다. 1988년에 제13대 총선이 있었다. 그 때 부산 동구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서 자원봉사를 실시했다. 인간적인 교류는 없었다. 정치적으로 만난 것은 8년 뒤인 1996년도 15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부터다. 1999년에 노 전 대통령의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시절에 비서관을 지냈다.

- 조경태 의원이 대권 후보로서 가장 장점이 있다면.

△ 어게인 노무현을 꿈꾼다. 다른 후보들은 노무현을 넘어서겠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저는 어게인 노무현을 주장한다. 본선 경쟁에서 야권 후보들 가운데 누가 가장 경쟁력이 높은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항상 정치인 자질로 강조한 것은 원칙과 소신이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민주당을 버리지 않았다. 도전해 왔다. 낙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기가 출세하기 위해 당을 바꾸거나 머뭇거리지 않았다. 부산에서 당당하게 민주당으로 출마했다. 자신을 희생하고 버렸다. 그게 노무현의 정신이고, 노무현의 원칙이다. 거기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은 감히 조경태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서 다섯 번을 도전해서 두 번 떨어졌고 세 번째부터는 부산 시민들이 감동하기 시작했다. 일관성 있는 모습, 원칙 있는 모습에 감동한 것이다.

그러면서 부산시민들이 연거푸 3선을 시켜줬고 이번에는 58.2%라는 기록적인 득표율로 당선시켜줬다. 문재인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원칙과 소신을 지켜왔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것이 노 전 대통령과 닮은 부분이다.

- 대선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실 계획인가. 일부에서 중간에 유력주자의 우승을 돕는 페이스메이커가 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이런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저를 제대로 연구하지 못한 것 같다. 28살 때 웃통을 벗고 나왔다. 우리 헌정사에 그런 분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 출세하려고 출마한 것이 아니다. 입신을 위해서 출마를 결심하지 않았다.

제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면서 국민을 살리고, 민생을 살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출마한 것이다. 이번에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평가한다면. 박 전 위원장과 조 의원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

△ 저보다 국민들이 평가하고 있다. 중립적으로 말한다면, 박 전 위원장은 신뢰의 정치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으로 신뢰의 정치를 꼽을 수 있다. 지지기반도 경상도이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그런 강점이 있다.

총선 때 박근혜 전 위원장이 부산에 두 번 왔다. 올 때마다 지지층이 더욱 단결됐다. 결과적으로 18대 44.9%였고 19대 때는 58.2%로 더 높이 지지해 줬다. 이 수치는 조경태가 부산에서 굉장히 안정적인 득표에 정착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부산에서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굉장히 어려워진다.

박근혜 후보와 (대선에서) 붙었을 때 과연 어떤 후보가 감동을 주는 선거를 할 수 있느냐를 보면 죄송하지만 제가 가장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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