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대명사' 재정부에 불이 꺼졌다

입력 2012-05-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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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장관, 8-5제 '집착'…7일부터 본격 시행

▲'박재완 장관표 8-5제' 시행이 발표된 후 첫 가정의 날인 2일 오후 7시30분 무렵 기획재정부 건물 창문 불빛이 대부분 꺼져 있다.
야간근로의 대명사인 기획재정부에 불이 꺼졌다. 지난 2일 어둠이 깔릴 무렵인 오후 8시경 과천 정부청사에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부처 청사에는 야근을 하느라 늦은 시각까지 환하게 불이 커져 있었지만 재정부 건물은 어두웠다. 왜 일까.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늦은 퇴근은 유명하다. 그래서 평소 과천청사는 늦은 시각까지도 불야성이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최고 엘리트들만 모인 재정부는 유독 심하다. 기존 재정부는 오후 9시 퇴근하는 것이 예사였고 밤 12시 퇴근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지난 2일 밤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건물의 대부분의 창의 불이 밝게 켜져 있는데 반해 재정부 건물은 어둠으로 고요하다.

10년 간 과천청사에서 방호업무를 한 이상필씨는 “이 무렵에 재정부가 불이 꺼진 창문이 이렇게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난 4월 말부터 그랬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재정부 역사상 어찌 보면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의 소신 때문이다. 박 장관은 가정의 달의 첫날인 지난 1일 ‘박재완표 8-5제’ 시행을 발표했다.

장시간 근무관행 개선과 개인의 자기계발을 위해 오는 7일부터 근무형태를 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5시30분 퇴근으로 변경할 계획이라는 것. 재정부는 한달간 시범시행 후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원래 오전 8시 출근 오후 9시 퇴근제로 하려고 했으나 직원들과의 협의에 따라 30분 늦췄다. 기존 출근 시각에서 30분 당긴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겠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비효율적인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려는 박 장관의 소신은 분명하다.

박 장관은 심지어 이를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고집스럽게 보일 정도로 8-5제에 집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취지 자체가 선진형 근무시간 제도로 옮겨가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집착’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8-5제 시행을 오래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발단은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수활성화 국정토론회에서 8-5제 아이디어를 직접 낸 것에서 비롯됐다. 그 후 작년 7월부터 ‘1호 유연근무 장관’으로서 8-5제를 몸소 실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월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는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정시 퇴근을 하라고 독려했으며 올 여름부터는 공공부문 전반에 8-5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관계부처 행정안정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이렇게 되자 박 장관은 이달부터 재정부만 시행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행이 공공부문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는 박 장관의 ‘집착’은 여전하다. 그가 일으킨 이번 변화가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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