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젊은이들 中企취업 꺼리는 이유

입력 2012-05-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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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대성에너지 사장

고용없는 성장과 이에 따른 경제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제기된 지 이미 오래다. 일부 계층 만을 위한 성장이나 수출 대기업이 누리는 호황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나누어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달성되는,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활력 회복이 필수다. 중소기업은 고용 창출의 보고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이다. 대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이 강조되는 이유다.

동반성장이란 ‘함께 잘살자’이다. 경제활동의 성과를 독차지할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파이의 전체 크기를 키우는 열린 경영 패러다임이다.

지난 40년간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 온 단어는 산업화, 압축 성장,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이었다. 성과를 내고 1등이 되기 위해서는 남을 밟고 넘어서야 하며,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극단적 행동도 용인되던 시대였다.

이런 극단적 논리가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를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우리 기업을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워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후발 개도국이나 사회주의 체제에서 처럼 대충대충하면서 모두가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살아왔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번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경제 운용에 있어서도 그늘진 곳을 함께 비추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단기적 이익 보다는 긴 안목에서 자기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패자 없는 공존의 철학’을 추구해야 할 때다.

상생의 원리는 넓게는 기성 세대와 청년 세대, 중앙과 지방, 부자와 가난한 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자리 만들기와 양극화 해소 라는 면에서 본다면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분야는 대·중소기업 간 관계다.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동반성장은 대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유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오늘날 기업 활동이 과거와 같은 개별 기업사이의 경쟁에서 기업 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조립산업의 경우를 보자. 최종 조립라인에서 아무리 부품들을 잘 조립해도 공급된 부품의 품질이 떨어지면 최종 제품 또한 완전할 수 없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지나친 하청업체 쥐어짜기로 부품의 품질이 떨어지면서 완성차 리콜사태를 불러온 것이 단적인 예다.

반대로 애플은 자신이 개발한 핸드폰 속에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줌으로써 애플,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이익을 누리는 사업모델로 발전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민족의 DNA 속에는 동반성장의 문화가 이미 자리잡고 있다. 유달리 공동체적 문화와 질서를 중시하고 그 속에서 자발성과 창의성을 발휘되는 신바람문화가 우리 민족의 특징이다.

창업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동력의 창출 또한 동반성장의 풍토없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의 확대나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소벤처가 역량을 키워 대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청년들이 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가? 당장의 연봉이나 복지수준, 사회적 인식이 전부는 아니다. 희망이 보이면 청년들은 도전한다. 그러나 대기업에 밟히고 치이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보면서 그들은 중소기업 취업의 꿈을 접고 재수삼수하며 공직이나 대기업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에게 더 많은 성장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져야만 일자리 선호도가 바뀔 수 있다. 대·중소기업의 상생이 그 해답이다.

동반성장 자체가 절대적인 가치일 수는 없으며, 대기업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도 없다. 동반성장은 외부에서 강제할 사안이라기 보다는 대기업 스스로의 각성과 사회전체의 분위기 변화를 통해 자연스런 추세로 정착되어야만 진정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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