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내부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놓고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초 예정됐던 인사 시기보다 늦춰지면서 총선 이후로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면서 사실상 일손을 놓은 상태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순께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이상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은 상태다. 당초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정기인사가 늦춰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 예정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요즘은 총선 이후 단행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올해 금감원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과의 조율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형식적으로 부원장 등 임원급을 금감원장이 임명하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청와대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조직개편도 국무총리실과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개편과 관련한 핵심 이슈는 금융소비자보호 조직의 독립성 강화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감독국과 분쟁조정국 등을 합쳐 소비자보호센터(가칭)를 설치하고 부원장급 책임자를 임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3명인 부원장이 4명으로 늘어난다.
한편 이번 정기인사에선 현재 공석인 증권부문 부원장과 은행부문 부원장보 등 임원급 인사와 함께 국·실장 인사도 단행될 예정이다.
증권부문 부원장에는 김건섭 부원장보(금융투자)와 정연수 부원장보(공시·조사)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이중 김건섭 부원장보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부문 부원장보엔 박세춘 일반은행검사국장과 이기연 총무국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권인원 감독총괄국장과 김진수 기업금융개선국장, 양현근 금융투자감독국장, 허창언 보험감독국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국·실장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대적인 권역별 교체 인사를 실시한 만큼 올해는 조직안정에 주력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년 만에 다시 대규모 인사를 실시하면 지난해 인사가 잘못됐다고 시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국·실장 인사 폭은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