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국은행 본관 15층에서는 장병화(58) 전 부총재보의 조촐한 퇴임식이 열렸다.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에서 그와 손발을 맞추던 많은 한은 직원들이 참석했다. 장 전 부총재보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했다”며 “퇴임식이라기 보다는 다과회를 가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하며 여운있는 소회를 남겼다.
장 전 부총재보가 35년간의 한은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직했다.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77년에 한은에 입행했다. 이후 조사1부 과장, 조사국 경제예측팀장, 런던사무소장, 금융시장국장, 정책기획국장 등을 거쳤다. 박승 전 총재 재임 때인 2003년에는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 전 부총재보는 인자한 인상이지만 업무 만큼은 꼼꼼하게 챙긴 것으로 유명했다. 보고서의 한 글자 한 글자를 살펴보며 후배들을 지도했다.
그가 임기 만료인 4월25일보다 한 달여 먼저 퇴직하는 것은 공직자윤리법의 검토를 받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직을 위해 취업제한 여부를 검토받기 위해서는 퇴직한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김병화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