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추가 완화…日 채무 부담 가중 악순환

입력 2012-03-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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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 정부의 신규 국채 발행 규모와 비슷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결정한 추가 금유완화가 일본의 경기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금융정책 당국이 오랫동안 금기시하던 영역에 일본은행이 발을 들여 놓을 때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책 당국이 금기시하는 영역이란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을 통해 정부가 차입 재정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은 경기 자극을 위한 매입과 정치권의 방만한 재정 지원을 위한 매입으로 나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러나 이 두 가지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다.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은 국채를 매입하기 위한 화폐가 유통되기 때문에 ‘모니타이징’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원래 논쟁이 끊이지 않는 정책이었다.

국채 매입을 확대하면 정부의 차입 재정을 지속시키고 이것이 악성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금융정책을 정치적인 노예로 만들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이번 장기국채 매입 확대에 대해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퇴치를 위해서라고 나름의 이유를 부여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지난달 14일 결정한 추가 완화는 도입한 지 1년 반이나 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증액 규모 때문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결과, 올 연말까지 일본은행이 매입하는 국채는 38조엔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정부가 신규 발행하는 국채 규모와 거의 같은 수준. 금융완화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으로 정부의 국채 발행액에 일본은행의 매입액이 이 정도로 가까워지기는 처음이다.

JP모간의 간노 마사아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는 추가 재정 지출이 일본은행에 파이낸스되는 국채 모니타이징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릴 때 일본은행이 정부의 신규 발행 국채 대부분을 사면 사실상 모니타이징을 한다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UBS증권의 아오키 다이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로 중앙은행은 국채 매입 규모를 단숨에 간단히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시장은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책을 환영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발표 이래 7.8% 상승했고 엔고에도 제동이 걸렸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5일 현재 81.79엔으로 발표 전날의 77.57엔에서 대폭 상승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모니타이징을 강하게 부정했다.

결정 당일 기자 회견에서도 “일본은행은 지금도 앞으로도 정부의 적자를 보충하기 위해 일본 국채를 매입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이미 일본은행과 같은 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영국 영란은행도 각자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행의 결정이 두드러지는 것은 매입 확대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고 있고, 그동안 매입 규모 확대를 거절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 규모를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 일본은행의 장기국채 보유 규모를 은행권의 발행 규모 이내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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