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 부진 일시적 이라는데...

입력 2012-02-09 10:00 수정 2012-02-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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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빠른 수출 회복 가능성 낮다” 예상경제담당 공무원도 “수출전망 어둡다” 난망

“수출이요? 적자폭이 예상보다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은 어둡습니다. 결코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복도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한 공무원이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달 내수 불황에 이어 우리 경제의 최대 동력인 수출이 꺽이자 정부 고위층들이 ‘일시적인 위축’이라고 밝힌 것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것.

익명을 요구한 이 공무원은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금융안정은 꾀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실물경제에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유로존 지역의 경기 침체는 우리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아시아 지역의 성장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출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정부나 지경부 등 경제 부처에서 우리나라 주춧돌이나 마찬가지인 수출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윗사람들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다는 의미지 실무진 입장에서 지표를 놓고 볼 때 2사분기가 지나야 회복다운 회복세를 띨 것”이라고 고백했다.

정부 고위층이 수출 둔화는 머지않아 곧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가’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실무자의 이같은 해석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정부, 수출 감소 일시적 현상 확대해석 경계 = 현재 정부에서는 수출 급감과 무역수지 적자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는 적자폭이 크지 않았다”며 “장담할 수 없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무역수지 적자를 애써 포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무역수지가 적자로 확인된 수출입 동향(잠정치)을 발표 직후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한진현 무역투자실장도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수출 감소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가 일시적이라고 자신하는 밑바탕에는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에 기초한다. KDI는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원인을 계절적 요인으로 기저효과 및 조업일 수 감소 등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과 아세안,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유럽위기와 중국의 경착륙 우려만 가신다면 얼마든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

◇ 유럽 경기침체 수출 회복세 발목 = 그러나 전세계 시장이 거미줄 처럼 엮여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국인 아세안 지역이 견고하다고 해서 일시적인 둔화라고 낙관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유럽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더딘 회복세는 이들 국가의 선진국 수출을 둔화시키고 이는 부품ㆍ소재 수입을 줄여 우리나라 수출의 빠른 회복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더구나 우리나라 3대 수출품목인 선박(43.7)과 휴대폰(34.5), 반도체(8.5) 등의 수출이 모두 급감한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아 정부 등에서 예견하는 1분기 2~3월 중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선박의 인도가 늦춰지고 있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지난달 주무부처인 지경부가 예상한 1사분기 조선업계 선박수출은 130억 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21%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선박 발주의 포지션이 큰 유럽 위기 장기화에 따른 물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전세계 선박발주량은 작년 30.8, 올해 27.8로 지난 2008년 54.5보다 큰 폭으로 줄었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 전문가 “수출 당분간 부진할 듯”잿빛 전망 = 최근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수출 선행지수 하락은 향후 수출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다. 두 기관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사분기 우리나라 수출선행지수는 201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51.6을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수출이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라며 “1월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에는 더 지켜봐야 할것이다. 수출이 계속 위축세를 보이면 연중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어렵겠지만 지난 1월처럼 큰 폭으로 줄진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EU에 대한 수출 감소분을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얼마나 만회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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